작가가 뭐라고

나도 모르게 근거 없이 높아진 자존감

by 이키드로우

25년도에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목표는 하루에 1장 그리기.


한 장씩 그리다 보니

한 장이 두세 장 이 되고

종이에 그리다 보니

어느덧 캔버스로 그림이

옮겨가고 있었다.

그림의 ‘풍’도 생겨나

어느새

작가라고 불러도 될 만큼의 그림들이

쌓여갔다.


늦깎이 작가가 되어

또 다른 인생의 국면을 맞이해 보리라 다짐하며

열심히 그렸고

올해 5월에는

공동전이긴 하지만 서울에서 전시도 잡혔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는

채 1달이 안된다.

그간 개인적으로 많은 글을 써왔지만

브런치에 올릴 생각은 못했는데

우연찮게 지인의 권유로

브런치 작가가 되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글과 그림,

둘 다 작가로 불리면서

어느 순간 어깨가 으쓱해졌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것이 생활에 뭔가 보탬이 된 건 아직 없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효율성은 거의 제로인데 말이지.

글과 그림이야 말로

돈, 시간, 에너지를

그냥 소모하는 것이지 않은가.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글과 그림만큼 삶을 갉아먹는 것도 없다.


개인의 성장과 성숙의 관점에서 보면

나를 탐색하고 내면을 탄탄하게 한다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의사 선생님께

‘정신건강을 위해 글과 그림은 비!추!’ 라는 말까지 듣고 나니

뭔가 ‘작가’로써 가졌던 어깨뽕이

슈우우우우욱 바람 빠지는 느낌이 든다.


경제적 관점에서만

이런 창작활동을 바라볼 생각은 없다.

실제로 글과 그림이

내게 많은 도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통해

‘작가가 뭐라고’라는 마음은 좀 들었다.


작가로서

자부심을 버릴 필요도 없지만

불필요하게 자부심을 가지며

근거 없는 자존감을 높일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다른 작가님들을 폄하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그냥

작가랍시고 혼자 나대던

내 모습이 웃기고

약간은 처량해서

한번 끄적거려 보았다.


제정신 차리고

차근차근 제자리로

돌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