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정체성이 된 순간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일로 자신을 설명한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름 다음으로 이어지는 질문은 늘 비슷하다.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정보를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을 빠르게 파악하고
분류하기 위한 질문에 가깝다.
언제부터 우리는
일을 통해 나를 말하게 되었을까.
이건 개인의 성향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굳어온
사회적 구조에 가깝다.
과거에 일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역할이거나
공동체 안에서 맡은 기능에 가까웠다.
사람을 설명하는 기준은
혈연, 지역, 관계, 신분 같은 것들이었다.
일은 삶의 일부였지,
삶 전체를 대신 설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상황은 빠르게 바뀌었다.
사람들은 공동체보다
직업을 통해 움직였고
관계보다 역할을 통해 평가받았다.
일은 소속을 대신했고,
성과는 신뢰를 대신했다.
이때부터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겹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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