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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자기 삶의 주도권을 잃게 되는가

내 삶의 해석을 외주 줄 때

by 이키드로우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삶의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일을

한 번 두 번 미루기 시작하면서

삶의 주도권을 잃기 시작한다.


AI의 등장과 함께

일의 방식은 빠르게 바뀌고,

기술의 속도는 개인의 판단보다 앞서간다.

어제까지 유효했던 기준이

오늘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 급속한 변화 앞에서

사람들은 점점

자기 판단을 신뢰하기 어려워지고

자기도 모르게 불안에 휩싸인다.


자신을 삶을 향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할 상황임에도

우리는 되려 질문을 줄인다.


지금 이 방향이 나에게 맞는지,

왜 이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지,

이 시간이 나를 어떤 삶으로

이끌어 갈지를 곱씹어보기보다,

이미 정답처럼 보이는 흐름을 좇는다.

안전해 보이는 쪽,

많은 사람이 몰린 방향,

당장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경로에

몸을 얹는다.


타인의 판단에

우리의 삶을 맡긴 경우

몸과 마음이 고요할 것 같지만

보통은 더 바쁘고 분주하다.

계속 행동하고,

계속 반응하고,

계속 시간을 쓴다.

다만 그 시간이

자기 해석을 거치지 않은 채

흘러갈 뿐이지.


이렇듯

자기 해석 없이 삶을 내버려 두는 것은

내 삶의 해석에 대한 권한을

외주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즉, 지금의 삶을

나는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묻지 않는 상태인 것이다.


해석의 주도권을 외주 준 삶에서는

행동은 늘 분주하지만

삶의 방향은 모호하며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지금은 이게 맞는 것 같고,

상황이 바뀌면 또 다른 게 맞는 것 같다.

기준이 없으니

속도는 내고 있지만

어디를 향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삶은 점점

내가 주도적으로 선택한

삶의 촘촘한 나열이 아닌

매번 즉흥적으로 상황에 반응한 것의

단순한 나열이 되어버린다.


많은 사람들은

이 상태를 ‘현실적’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어쩔 수 없고,

상황이 그렇고,

다들 이렇게 하고 있다는 말로,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말로

자기를 설득한다.

하지만 이 설득은

삶을 단단하게 만들지 않는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 채

계속 삶을 분주하게 만들 뿐이다.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일을 미룬다는 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도 아니다.

다만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에

자기 기준과 해석이 빠져 있는 상태다.

이때 시간은

살아낸 시간이 아니라

소비된 시간이 된다.


우리네 삶의 과정은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해석하며 살아내고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과정을 산다는 건

결과와 무관하게

해석의 주도권을

다시 자기 쪽으로 가져오는 일이다.


해석의 주도권을

다시 거머쥔 삶이

늘 편안하지만은 않다.

불안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그 불안은

내 삶을 휘저어 놓는 미지의 힘이 아니라

내 해석이 비어 있는 삶의 지점을

점검하게 만드는 신호가 된다.


사람은

AI 때문에 삶의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일을

계속 미룰 때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손을 떠난다.


그래서 이 시대에

자기 삶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시간을, 내 삶을

어떤 기준으로 통과하고 있는지

끝까지 묻는 태도,

그 태도를 꾸준히 반복하며

내 삶을 지켜내고자 하는 각오가 필요하다.


그 반복 속에서

시간은 다시

나의 진짜 삶이 되고,

내 삶을 내가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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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브랜딩 디렉터/디자이너의 이야기. 브랜딩, 퍼스널브랜딩, 뷰코칭, 그리고 ‘나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의 에세이를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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