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끝나갈 무렵

오늘은 ‘잘’ 살았나 생각해 본다.

by 이키드로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진솔함이겠지.

이렇게 내 맘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따지고 보면 감사한 일이다.


연재의 재목 그대로

이 그들은

나의 주저리주저리 내뱉는

‘독백’들인데,

그래도 뭇사람들이

들락날락 하며

관심 가져주고

기웃거려 주는 자체가

내게 힘을 주고

삶의 동력원이 되어준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이유로

무기력감에 빠져 지낸 며칠,

오늘 조금 나아진듯하지만

내일도 또 무기력과 싸워야 할 듯하다.


하루를 감사하며

쌩쌩하고 설레며 시작했던 날들이

문득 그리워진다.




내 속을 들여다본다.

다시 한번 들여다봐도

우울은 아닌데

곰곰이 살펴보니

죄책과 수치심들이 존재한다.


신 앞에서의 죄책,

그리고 나만 알고 있는

은밀한 수치들.

내 속에 수많은 못난 내 모습들.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깊숙이 존재하는 온갖 욕망들.


이런 것들을 마주하게 될 때,

예전에는 좌절과 절망으로

나를 몰아갔었는데

지금은 좌절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나를 몰아붙인다.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


온갖 가치관들이 뒤엉키고 충돌하며

‘잘’사는 것에 대한 기준을 흔들고

동시에 ‘잘’ 살아 내라고

나를 압박한다.

잘 사는 기준이 꽤나 높아서

나는 늘 스스로의 기준에

못 미치고 있다.


혹자는

이루지 못할 목표,

하지만 자신과 세상에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하며 사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라고도 말하는데,


문제는 목표 자체가 아니라

성취의 정도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아

늘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조금이지만 나아졌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독려하면 좋으련만,

오늘도 이것밖에 못했어,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봐봐

또 이 정도밖에 안 했네? 하는 식으로

자신을 몰아간다.


나와 친해지고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린 시절에

진짜 사랑다운 사랑을 못 받아 그런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여전히 잘 모르겠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자신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건

정신건강 또는 신체 건강에도

좋지 않을 거란 사실은,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럼에도 그 잣대를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나를 사랑하고 싶다.

진심으로.

하지만 아직 나는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내 안의 잠재력을

폭풍처럼 발휘해서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차라리 훌륭한 자기 사랑법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직감적으로는 이게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래서 더 폭발적으로 창작하며

과각성상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나를 몰아붙이는 것 같다.


아…

정말이지

나를 사랑하고 싶다.

내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하지만 어렵고도 어렵다.

그래도

나를 사랑해 가는 여정을

포기하지 말아야지.

나도, 당신도

그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