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달리다

나를 나로 존재케 하는 거대한 바다

by 이키드로우

깊은 밤을 향해

달려가는 이 시간도

나는 넓은 바다를 향해

내리 달린다.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이 바다를 향하는 길은

지침이 없다.


바다는

언제나 나를

어머니처럼 품어준다.

아무런 조건 없이

내 존재 자체를,

내 존재 전체를

완전하게 품어내는

거대한 존재.


그 존재 앞에서 나는

무한히 자유롭다.

그 바다 앞에서는

나는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


나를 둘러싼

거추장스러운 모든 것을 벗어내고

완전한 알몸으로

나만의 춤을 추게 된다.


애틋함과

희열이

슬픈 기운과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이

역설적으로

공존한다.


어둠의 바다는

나를 삼킬듯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다.

그대로 몸을 맡긴 채

삼켜지길 원한다.


깊은 어둠에

진득하게 삼켜진 후에야

비로소 나는

진정한 나로

다시 태어난다.


나의 바다를 향해

한치의 멈춤과

망설임 없이

계속 나아가야지.


아침의 바다가

벌써

설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