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옥죄고 있는 나

돈의 족쇄

by 이키드로우

돈이 안 되는 것을

열심히 하고

돈이 안 되는 삶을

열심히 살면

마음이 공허해지게 되는 걸까?


시간을 아껴 쓴다고

틈틈이 책을 읽고

시간을 내어 글을 쓰고

또 그림을 그린다.


사실 이 중에

돈과 관련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열심히 하는데도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까?


돈을 버는 일을 해야만

마음의 위안이 될까?


돈을 벌지 않는 일을 할 때는

뭔가 모를 죄책감이 따라온다.


내가 속물이라서 일까?


아니다.

돈과 명예로는

도무지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게

나의 본모습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으면

하루를 잘 살아내고도

잘 살았다는 느낌이 안 든다.


마음 한쪽 구석에서는

‘이 정도면 잘 살았어,

허투루 시간을 쓰지 않았어 ‘란

소리가 들리다가도

‘오늘 한 게 뭐 있어,

별 의미 없는 시간을 쓴 거 아냐?‘

라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다.


당장에 생존이 힘든 것도 아님에도

꾸준하고 진득하게 밀려오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속 시원하게

저 멀리 벗어던져버리는 것이

너무 힘들다.


간간히 밀려드는

불안과 무기력의 정체는

결국 ‘돈’이었다는 사실이

조금 싫어지는 오늘이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본다.

그런 책임과 압박 없이

무한한 자유와

여유로움만 주어진다면

내 삶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과연 ‘열심’과 ‘최선’이란 단어가

내 삶에 융화될 수 있었을까?


나는 나를 안다.

절대 열심히 하지 않았을 터다.


결국에는 또다시 인정하며

감사할 수밖에 없다.

책임지게 하고

옥죄는 압박 앞에 서게 하는

‘돈’이라는 현실이 있기에

그나마 사람 구실을 하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그래서 감사하다고.


아아…

그래도 오늘은,

오늘만은

조금 이런 생각들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그냥 편하게 쉬면 안 될까?

그냥 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죄책감이나 압박감 없이

그냥 하면 안 될까?


놀 땐 놀고

할 땐 제대로 한다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강화할 수는 없을까?


결국 나를 압박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