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

몸과 마음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

by 이키드로우

눈이 따갑다.

피곤한 건가?


오늘은

어제 다짐한 대로

순간에 집중해 살아보기를

시연 중이다.


공교롭게도

밀리의 서재에서

집어든 책이

황농문 님의 ‘몰입’이다.


순간에 집중한다는 개념이

‘몰입’의 개념과 이어진다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월요병이란 걸 모른 채

꽤 오랜 기간 살아왔다.

30살, 사업 초기에는

주말도 없이 일을 했다 보니

월요병이고 뭐고

앓을 것도 없었다.


매일이 약간의 휴식과

끊이지 않는 일의

연속이었으니까.


십수 년이 훌쩍 지나

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주말’이라는 개념이 들어오고

‘휴식’이 삶에 주어지자

웃기게도 ‘월요병’이 생겼다.


한창 달리던 기계를 멈췄다가

다시 시동을 걸고 예열하고

움직이게 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체감한다.






순간에 집중해서 살아가는 첫날이

오늘, 월요일이다 보니

사실 마음처럼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았다.


머릿속으로

열심히 일하는 나,

성공적으로 일을 마무리하는 나를

수십 번 시뮬레이션하며

아침에 회사로 출근했다.


커피를 한잔 마시며

어제 다짐한 대로

커피 자체에만 집중했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으려 했다.

커피의 첫 모금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

온몸을 훑어 내리는 듯한 따뜻한 온기,

춥지 않은 듯 엄청 추웠던 오늘에

딱 알맞은 시작이었다.


자리에 앉아

일을 시작했다.

일에 몰입하기 위해

의식을 의도적으로 집중해 보았다.


생각만큼 쉽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예열시간을 거쳐

일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오전 시간에 꽤 많은 일을 쳐냈다.

뿌듯함과 성취감.

오랜만에 시간을 가득 채워 보낸 느낌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몸과 마음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

기분이 좋았다.


2주간 아팠던 시간들의

후유증이 있었나 보다.

순전히 내 의지문제라고

스스로 꽤나 자책하고 있었는데,

오늘 멘탈이 조금 돌아오고 나서 보니

꼭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주 가까이

그림 작업실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림을 그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고갈된 에너지를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오늘,

순간에 집중하기 프로젝트를

나름 성공적으로 끝내고 나니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는 에너지도

서서히 돌아오는 것 같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

라는 말을,

요즘은 꽤나 좋아하게 되었다.


이런 모습의 나도

저런 모습의 나도

있는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의 표현이라 생각된다.


내 머릿속으로 그리는

이상적인 나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현실의 삶은

이상적인 나로

나를 살게 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내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한,

엎치락 뒤치락하며

삶을 견디며

딴에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를,

오늘은 토닥토닥 토닥이며

칭찬해 주고 싶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