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장님.

<싱글톤커피> "커피는 재현이 불가능하다."

by 이키


대구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 조용한 상권에 자리 잡은 싱글톤커피. 이 사장님이 여기서 10년째 하시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커피는 재현이 불가능하다.”

첫 번째,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두 번째, 커피는 서비스라는 것.


이 글은 싱글톤커피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커피는 프로토타입이 없기에 바리스타가 맛에 대해 접근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느끼는 단맛 신맛에 대한 값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면 제빵도 그런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커피를 이루는 거의 모든 것. 생두 하나하나는 제각기 다른 사람처럼 고유한 신맛, 단맛의 수치가 높거나 낮은 것은 타고나는 것입니다. 단지 태어난 지역과 품종이 같다고 해서 생두의 맛이 똑같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마치 “이 원두는 이 맛이 꼭 나야 해, 이 맛이 나지 않으면 너의 혀가 이상한 거야”라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처음에 말한 프로토타입이 왜 없는 것인지 여기서 알 수 있죠. 생두 자체의 현상일 수도 있고, 그걸 마시는 사람의 혀가 가지고 있는 상대적인 문제라기보단 타고난 성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싱글톤커피의 사장님은 커피를 판매하는 사람을 판매자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커피는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커피를 제공하는 사람을 부르는 용어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바리스타, 기술자, 로스터 등 많은 용어가 있지만 클라이언트. 즉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직업에 해당합니다.


왜냐면? 커피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이죠.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를 “만족시켜서” “재방문”을 노려야 하는 것입니다.


싱글톤커피 사장님의 생각에 맞춰서 커피를 판매하는 것이 서비스업이라면, 커피는 담배, 탄산음료와 같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닌, 기호식품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바리스타인 “판매자”“클라이언트”인 소비자에게 최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없애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기호식품을 한 번이라도 더 맛볼 테니까요.



소비자는 구매하기 전부터 많은 것을 봅니다.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들어가는 곳도 있겠지만, 그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2,000원의 값어치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며 가볍게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우 오마카세, 스시 오마카세를 우연히 들어가신 적이 있나요?


소비자는 부정적인 경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양한 리뷰를 찾아봅니다. 최근엔 편의점의 빵도 단순히, 가볍게 그냥 사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신상 리뷰를 보거나, 유튜브로 다양한 종류를 맛보는 영상을 보거나 지도에 방문자 리뷰 혹은 여러 앱을 이용해서 다녀온 사람들, 먼저 맛본 사람들의 의견에 흘러갑니다.


그렇게 처음부터 수많은 정보를 맛보기도 전에 어떤 맛이 나는지 미리 얻은 다음,



소비자는 카페가 어느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지, 자신과의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외관이 자신의 취향에 포함되는지, 주차는 가능한 것인지,



커피를 맛보기도 전에 개인의 중요도에 따라서 100점에서 시작하거나 30점이 깎인 70점인 상태로 방문할 수 있죠. 그렇기에 여기서 커피를 판매하는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100점의 손님이든 70점의 손님이든, 판매자는 문턱을 넘어 들어온 우리의 잠재 고객을 단골손님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싱글톤커피 사장님이 손님의 정보를 여쭤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이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산미가 있는 것, 고소한 것, 어떤 향미가 나는지 아이스를 주로 먹는지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지 또한 우유가 들어간 것을 선호하는지 판매자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커피 추천을 들어갑니다.


싱글톤커피 사장님은 함축된 질문으로 정보를 얻습니다. 블랙커피를 선호하는지 밀크커피를 선호하는지, 평소 좋아하는 식재료에 가까운 것이 표기된 커피를 선택하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수집한 소비자의 정보를 노트에 기록합니다.


기록하는 이유는 당연히 이 클라이언트가 우리에게 또 방문하는 것이 목적이겠죠? 재방문에 필요한 점수가 총합 70점이라고 했을 때, 이미 -30점이 된 상태에서 들어온 70점의 손님에게는 마이너스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겠죠?



사진에서 본 거보다 분위기가 내 취향이 아니야,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아, 외관이 조금 낡았어, 좌석이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 음악 선곡이 마음에 안 들어.



이렇게 -30점인 상태에서 점수가 더 깎여서 50점이 된 채로 손님이 나가버린다면 재방문 의사는 0%겠죠? 플러스 요인을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판매자 모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주문을 받는 사람, 서빙을 하는 사람, 커피를 만드는 사람.

혼자 운영한다면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소화해야 하겠죠?


먼저, 첫인상인 주문을 받는 사람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앞서 말한 소비자의 정보를 최대한 수집하면서도 너무 선을 넘지 않는 것입니다. 메뉴판에 다양한 드립 커피가 있습니다. 원두 이름부터 복잡해서 무얼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직원을 힐끗 쳐다봅니다. 직원이 멀뚱멀뚱 서있어요. 바로 마이너스 요소가 됩니다.


너무 가혹하다고요?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시간, 시간을 제외한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입니다. 내가 구매하러 왔는데 캐셔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얻으면 소비자의 선택으로 발생한 문제지만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가 어떤 것을 좋아하시는지, 취향이 확고하지 않다면 대중적으로 잘 나가는 것을 추천하면 좋습니다.



주문을 받는 사람의 역할이 무사히 끝났다면 그다음은 커피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주문표가 들어왔어요. 소리에 조금 예민한 손님이라면? 커피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통통 치는 소리, 잘 갈려진 원두를 넣는 소리가 크다면? 대화하기 불편합니다. 가만히 있기도 귀가 불편합니다. 그래서 소리가 작다는 것은 숙련된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두를 가는 소리를 일방적으로 줄일 순 없죠.


반대로 말하면 줄일 수 있는 소리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숙련되면 잘 갈려진 원두를 머신에 넣는데 아무 소리도 안 날 수 있으며, 물기를 덜어내기 위한 행위로 싱크대에 도구를 통통 치는 소리를 줄이기 위해 행주를 아래에 배치하면 소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사소한 포인트 하나로 소리에 예민한 사람, 진지한 대화를 나눌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습니다.



최대한 소리를 줄이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단계. 서빙입니다.


제가 어릴 때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사장님에게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서빙할 때 뛰어다니지 마” 서빙을 하는 사람은 항상 차분하고 편안해 보여야 합니다. 불안한 요소가 있거나,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힐 뻔한다면, 보는 사람이 불안해져서 마이너스 요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서빙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손님이 중간에 화장실을 갑니다.


아차, 화장실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녀 공용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싱글톤커피의 화장실은 남녀 공용입니다. 여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분이 사용하고 나면 화장실이 지저분한 경우가 있어서 남자분이 화장실을 다녀갔다면, 사장님이 실장님에게 가게를 맡겨두고 화장실을 얼른 청소하십니다. 손님이 들어가기 전에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죠. 물론 깨끗한 남자 손님도 많습니다.


카페에 갈 때 화장실이 중요한 요소인 사람도 많을 겁니다. 바깥에 나가서 가는 것보다 안에 있는 것이 편하고, 남녀 공용인 것보다 분리된 것에 더 안정감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분리가 되지 않았고 바깥에 있다면 최대한 위생에 신경 쓰시길 바랍니다.



싱글톤커피 사장님은 말합니다. 커피는 재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잘 만드는 것보다는 잘 팔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싱글톤커피는 매일 메뉴판이 변경됩니다. 커피를 못 만드는 아마추어 같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은 똑같은 맛을 재현하기보다, 다른 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죠. 마치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것처럼요.


재현이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커피 맛은 만드는 사람의 컨디션, 마시는 사람의 기분에도 영향을 많이 끼칩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졌는데, 엄청 맛있는 게이샤 원두로 커피를 내렸어요. 맛이 있을까요?


100점인 원두였지만 40점밖에 느끼지 않을 수도 있는 거처럼, 소비자의 기분은 어떻게 바꿀 수 없기에 사장님은 자기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하라고 합니다. 전날에 술을 먹지 말고, 일찍 자고, 가벼운 상태로 커피를 내려야 하는 것이죠.




마무리, 대구에는 카페가 매우 많습니다.



예전만 해도 카페 거리가 나뉘어있었는데, 이제는 어디를 가도 카페 거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카페가 있습니다. 이런 카페 밀집 지역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맛과 서비스를 갖춘 상태에서 분위기가 다르거나 콘셉트가 독특하거나, 본인만의 철학이 있거나 말이죠.


요약하면,

싱글톤커피는 맛있습니다. 친절합니다. 그리고 본인만의 철학으로 가게를 운영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