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카페가 있다면 이럴까요?

<쌔틀> "사진을 한 장 남기기보다 기억 한편에 남을 수 있게"

by 이키


전 직장동료와 함께 새로운 시작, 1년 7개월 정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간입니다. 인터뷰한 사장님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분이었죠. 미용, 액세서리 제작, 포토샵, 레스토랑, 백화점, 카페 등 나열하기만 해도 한 줄을 꽉 채우는 경험이라 더욱 신기했네요.


다른 사장님은 인테리어, 목공 계열로 작업을 해오셔서 카페를 차리기 최적화된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서 보완해 주는 관계가 부럽더라고요.




힙한 인테리어, 우주 공간을 만들게 된 계기?


보통 카페라면, 우드톤+화이트톤의 따뜻한 분위기를 많이 선호하시는데 저는 남들이 안 하는 거 해보자,

그리고 우주라는 게 사실 상상력을 자극할 부분이 많지 않나 해서요.

하고 싶은 거 다 해볼 수 있는 도화지로 "우주"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내부 구조도 4번 정도 바뀌었다고 하시는데요. 예전만 해도 우스갯소리로 낮은 테이블에서 마시는 커피가 "인스타 감성"이라며 대부분 그러한 인테리어로 흘러갔죠.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찾는 카페는 감성도 챙기고 편안함까지 있는 공간이 롱런한다고 말할 수 있죠.


인테리어까지 바꿔가면서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장님들의 열정이 대단했어요. 인테리어라는 게 쉽게 바꿀 수 없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금액 문제를 배제할 수 없죠.





쌔틀에는 로드손님이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70% 정도가 인스타를 보고 찾아온다고 하십니다.

직접 가보면 아시겠지만 조금 골목에 위치하고 있긴해서 숨어있는 공간이죠.


오시는 손님마다 말씀하셨던 거 같아요.

사장님 다 좋은데 위치가....


하지만 한 번 방문하면 또 오고 싶은 친절함과 맛, 분위기 그리고 고양이가 있는 공간이죠.



오픈한 지 2달 만에 경고장이?


현재 상표권 출원한 "쌔틀"은 처음에 쌔틀라이트(인공위성)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었으나,

조금 큰 기업에서 쌔틀라이트라는 상표권을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송장이 날아오고 변리사를 통해 이름을 바꾸라는 경고가 와서, 아무래도 작게 운영하고 있는 카페는 힘 없이 이름을 변경할 상황이 된 거였죠.



단호하게 바꾸라는 말 때문에 결국 쌔틀라이트(satellite)에서 스펠링 하나씩 따와서 쌔틀(s.a.t.l)로 짓게 됐다고 하시네요. 상표권 분쟁이라는 사건으로 바뀌게 된 이름이지만 저는 쌔틀라이트 보다는 쌔틀이 더욱 마음에 꽂혔는데요.


브랜딩 수업을 들을 때 배웠던 내용인데, 브랜드 네이밍이 1글자면 강한 인상을 주고, 2글자면 대부분 선호하며 3글자면 친숙함을 느끼고, 4글자일때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고 합니다. 4글자 이상은 머릿속에 각인이 되기 쉽지 않습니다.




누리차, 글리제, 갈릴레오? 컨셉에 진심인 쌔틀


글리제? 베이더우? 쌔틀의 메뉴판에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 가득합니다. 쓰여있는 차의 조합도 신기해요. 누리는 홍차+라즈베리+딸기, 나로는 얼그레이+자몽. 분명 메뉴 명에 담긴 뜻이 있다고 생각해서 안 물어볼 수가 없었던 질문이죠.




처음 알았던 사실인데 "베이더우"같은 경우에는 중국에 있는 위성이라고 합니다. 베이더우 메뉴는 우롱차와 복숭아의 맛인데 우롱의 기원이 중국이라서 베이더우에 걸맞게 해당 지역에 자라는 대표 차를 블렌딩 한 메뉴라고 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나일셋"은 이집트 위성인데 쌔틀의 나일셋은 히비스커스와 딸기를 블렌딩 했으며, 딸기가 이집트산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메뉴에도 우주가 들어가 있는 사장님들만의 숨은 포인트라고 할까요? 재밌고 흥미로운 사실을 들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몇 번을 방문해야 다 먹을 수 있을까? 너무나 다채로운 메뉴


다양한 차와 어디서 보기 힘든 커피가 있어서 하나하나 다 먹어보고 싶을 만큼 궁금한 것이 많았죠. 베이킹을 따로 배우지 않으셨지만 디저트도 너무나 훌륭했는데요.


메뉴 개발을 많이 하면 그만큼 버리는 재료도 많을 것이고 기대가 높은 만큼 부담감도 늘 것 같았는데, 꾸준하게 발전해 나가려는 사장님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메뉴 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했죠.



과일이다 보니 신선도도 예민하고..

근데 제 욕심이 많아서 매일매일 생각하는 거 같아요. 매일 찾아보고, 만들어보고

테스터를 5가지 정도 만든다면 1가지가 후보에 오를 때가 있고 정말 매일매일 공부해서 만드는데,

맛있다 해주시면 그게 너무 뿌듯하죠.



신규 고객보다는 단골손님이 많은 카페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달까요?

늘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데 맛있다면? 집 근처에 있는 곳이라면 계속 가고 싶어 질 거 같았어요.




단순한 마트, 사장님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 공간


카페투어도 많이 하셨지만 색다른 무언가가 없어서 마트에 가서 다양한 식재료를 보면서 상상을 한다고 하십니다. 여러 재료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이거랑 저거를 섞으면 어떤 맛일까?" 다양하게 구매해서 실제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색다른 케이크로는 대추랑 곶감, 홍시를 섞어서 만드셨다고 해요. 인터뷰를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 않는 사장님들에게는 크나큰 호기심이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일정 매출을 내면 그 공간을 유지만 해도 먹고산다는 문제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데, 돈을 들여가며 메뉴를 개발하고, 손님에게 더욱 좋은 인테리어로 보답하려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메뉴가 있다면?


매출 순위로는 한 달에 한 번 팔리는 메뉴인데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재료만 10가지가 넘고 제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호불호도 굉장히 갈리는 메뉴라 한입 먹고 남기시는 손님도 많다고 해요.


저한테는 애증의 메뉴인 커피입니다.

항상 주문하려고 하시면 산도가 많이 높아서 기호성이 많이 갈린다고 말씀드리면 손님의 절반은 다른 메뉴를 고르시죠.



그 메뉴의 이름은 "살구 에스프레소 블랜딩"이라고 하는데요. 그 커피를 먹어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산미가 강한 커피를 굉장히 좋아해서 궁금했는데요. 먹는 방법도 세 가지로 나뉩니다.


상단에 살구 폼을 살짝 맛보고, 빨대를 꽂아서 마신 다음, 살구 셔벗을 부셔서 마치 프라푸치노처럼 즐기면 한 잔에 세 가지 맛이 담기게 되죠. 살구의 과육이 달달하면서 씹히는 식감까지 잡은 메뉴라 그런지 마시면서 커피 오마카세가 생각이 났어요.


그만큼 독특하고, 색다른 커피라서 산도가 높은 맛을 즐기신다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커피였습니다.



쌔틀, 손님에게 기억되고 싶은 이미지.


저희는 정말 포토존을 만들지도 않았고, 힙한 카페느낌을 내려고 만든 게 아닌데 감사하게도 힙한 카페라고 해주세요. 손님들이 오셔서 편안하게 머물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메뉴도 생소하고, 위치도 구석이지만 사진을 한 장 남기기보다 기억 한편에 남을 수 있는 카페였으면 좋겠어요.


맞다. 거기 좋았었는데, 할 수 있는 카페가 되고 싶다고 하시는 사장님의 말씀이 정말 기억에 남네요.


쌔틀에 방문하신다면 마스코트 춘삼이와 함께 커피 혹은 차를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요약하면,

우주의 오로라처럼 다채로운 메뉴와 무중력의 편안한 공간이 인상적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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