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는 일기장이 딱이야

by 치카치카


어서오세요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신규 브런치북을 만들고 최초 발행일을 임시로 금요일로 설정했었다. 미리 써둔 글을 발행한 뒤 발행일을 화·목·일로 변경했더니 18시간째 유입이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 금요일 자정으로 예약 발행된 글은 발행 예정일을 변경하자 금요일 다음에 올 일요일 코너로 옮겨졌다.


그동안 꾸준히 품앗이 작업을 해온 작가들의 룸이 ‘브런치스토리 나우(최신글)’에서 ‘요일별 연재’ 코너의 해당 요일란으로 옮겨가며 노출이 줄었을 수도 있고 내가 날짜를 변경하는 바람에 당일 알고리즘에서 제외됐을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어느 쪽이든 큰 의미는 없다. 애초에 순수 독자는 거의 없으므로. 그래서 열심히 하고 싶은 맘도 잘하고 싶은 맘도 좋은 걸 주고 싶은 순수한 맘 또한 거의 없어진다. 시궁창에서 혼자 뭐 하나 싶은 생각만 때때로 방문한다. 브런치의 의도대로 수익모델이 생겨서 마음가짐이 달라진 작자들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할 말이 없다.


따지고 보면 내가 갈구하는 독자는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아 책을 고르지 이런 누추한 곳에 시간과 시력과 데이터를 포함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내가 브런치 독자일 때 역시도 통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무료하고 뻘쭘한 손에 들고 있을 만한 화면이 단지 필요했을 뿐이었다. 남이 흘깃 봐도 전혀 상관없는(마시즘 짱!) 그만한 목적과 수준의 장이었다.


사람이 없으면 자연이 번성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하이쿠가 떠올랐나 싶기도.

오늘날 브런치는 인구소멸로 텅 비어버린 지방 도시 같다. 오죽하면 작가가 스스로 꼴같잖은 마케팅까지 해가면서 얼마 없는 지면이라도 차지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애처롭다. 브런치는 그런 어중띠고 어리석은 작가들을 부추기며 뒤로는 빨대를 꽂고 있다. 브런치북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는 브랜드 미션이던 출간까지의 과정과 기회마저 작가에게 전부 떠넘긴 지 오래고 낡은 구조로 고착화된 시스템은 개선할 의지도 없이 건들건들 건달마냥 자릿세나 걷으며 연명하고 있다.―투고 기회의 척도가 멤버십 구독자 100명 달성이라니 웃기고 앉았다. 그저 놀고 먹기 위해 데이터로 간보겠다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마저도 해먹는 놈들끼리 커피값으로 품앗이 돌려먹으면 그만인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디지털 낭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