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닝커피 한잔만 마시고 속 좀 쉬어야겠다 마음먹었더니 어쩐지 까맣게 잊고 있던 사과씨가 떠올라 까만 덮개를 넌지시 그러나 무심히 들춰보니——
씨발아!
사과씨발아!!
코 푼 휴지로 사과씨발아!!!
느낌이 시키는 대로
일발이는 며칠 바짝 말려서
이발이는 머리와 꼬리를 살짝 오려서
삼발이는 사과 먹다 말고 할짝 내뱉었지만
마태의 달란트를 들이미는 어리석은 자여
그들이 춥고 시린 겨울을 함께 할 때에
비로소 한 뿌리의 영광 나타난다네
오 놀라워라
갸륵하여라
두려워라
새생명 새상으로 밀려 나오듯이
밀려난 철부지들은 제곁을 한스푼씩
거두어 새 이름을 높이라
적당한 깊이의 화분이 없어서 가출 청소년 화분 바닥에 물티슈 몇 장을 가볍게 구겨 넣고 그 위에 어른 화분들의 흙을 밥숟갈로 한숟갈씩 퍼옮겨다가 폭신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요즘 제일로 춥기 때문에 아기화분을 종일 끌어안고 있어야 하나 싶은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기껏 싹을 틔운 은방울꽃을 과습으로 말아먹은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여름엔 방울이도 울고 나도 울고 하늘도 울고 천장도 울고 벽지도 울고 에어컨도 울고 벤츄레이터도 울고
그간 사과씨라면 셀수없이 삼켜왔는데 언젠가 내 안에도 붉은사과 열린다면 좋겠네.
(...)
그러고 보니 죽은 자의 몸을 토양 삼아 식물들이 싹트고 열매 맺고 닭이 둥지 삼아 알 낳고 인간이 그걸 먹고 살아가는 영화가 있었는데 실마리를 따라가다 보니 김기덕 감독의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익숙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안성기 배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