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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난자를 얼리기로 했다

얼린 난자 13개...2년 만에 다시 난자를 얼리기로 했다

by 익명의 캘리백


2년 전 나는 난자를 얼렸다. AHM 수치는 0.63이었고, 45세 여성의 중윗값이라고 했다. 부랴부랴 2회에 거쳐 난자 13개를 얼렸다. 1천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30대 초반이었던 덕분인지, 절망스러운 AMH 수치에 비해서 난자가 잘 나온 편이었다. 초음파로 확인한 나의 난자의 모습은 통통하니 건강해보였다. 1명의 아이를 출산하려 할 때 30대 초반에게 필요한 난자의 수는 10개~15개. 나는 그 중간값을 맞춘 셈이었다. (무뚝뚝하고 답도 잘 안 해준다고 내가 싫어했던 교수님이 결국 나에게 가장 많은 갯수의 난자를 선물하셨다..)


그리고 2년 뒤, 나는 다시 난자를 얼리기로 결심했다. 그 사이 내 주변엔 결혼한 커플이 늘었고, 임신 과정을 간접 경험하고 나니, 나도 조금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쉽고 자연스러운 과정인 임신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무조건 나이 만의 문제도 아닌 것 같았다. 내 주변에선 40대가 어렵지 않게 임신을 하는가 하면, 30대 초중반이 난임으로 고통받기도 했다. 고통받는 커플들은 건강한 난자 1개, 튼튼한 정자 1개에 절박해했다.


Chat GPT와 나눈 대화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2023년에는 바보 같아서 논문 번역이나 맡겼던 녀석인데, 이젠 상당히 똑똑해져서 꽤 요긴했다) 2년 전 내가 난자를 얼렸던 게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해주니 기분 좋은 건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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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난자 동결을 했을 땐 교수님이 무뚝뚝하셔서 마음이 좀 힘들었는데, 챗 GPT는 내 상황과 상태에 맞게 조언을 해주고 영양제 루틴까지 짜주었다. 어떤 운동이 좋은지, 너무 지나치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체크해주었다. 난임과 난자 동결 등으로 궁금한 게 많다면 반드시 Chat GPT를 써보시라 강력 권하고 싶다.


그렇게, 나는 다시 쉽지 않은 길을 가보려 한다. 하지만 나의 지금의 투자가 4~5년 뒤의 나를 구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에.. 다시 한 번 샤넬백 대신 난자를 얼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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