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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릎 Feb 06. 2020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마주에 대한 결핍


가만히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고

가만히 있는 사람 옆을 지나가면 어딘가가 쿡쿡 아팠지


가만히 서서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났고

지나가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지나가면 아빠가 생각났네


이제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묻는 사람도 없고

고민도 대답도 필요 없는 어림 없고, 어림도 없는

 이 나이에서야 아빠와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하네.

마음으로만.


말은 왜 항상 어려운가. 걸음처럼 어렵고 서있는 것처럼 어렵고. 말하지 못하는 나의 마음만 자꾸 쉬워지고.


지나는 모두 소멸되고

마주만 남는 세상을 상상해

다들 죽지 않았으면

다들마다 다들의 뒷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면

등이 우스꽝스럽게 생겨있다한들

아무렇지 않았으면


이 와중에 가만한 사람 곁을 내가 지나가고 나는 어딘가가 쿡쿡 아파 가만해지고, 멎어지고. 멀어져 있던 누군가가 걸어온다 내게. 울고 싶진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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