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님한테 마르려고'

[부록 #13]

by 무릎

물을 엎지른 조카가 베란다로 뛰어간다
왜그러냐고 물으니

"햇님한테 마르려고"

베란다가 창살모양으로 아이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나는 뒤에 가만히 서서 아이의 옷이 마를 까지 기다렸다
손이 아플법도 한데 끝까지 들고 있는
자처한 고통은 벌이 아니구나

조카 옆에 가만히 앉는다
조카처럼 왼쪽손을 가만히 들어본다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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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전글덕분에 매일, 거의 다 온 그 느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