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하고 싶어 졌다

[발단 #1]

by 무릎

삼월의 첫 번째 비

첫 봄비가 내리는 날엔 바닥 얇은 일층에 가서 자고 싶어
뺨을 대고 엎드린 채
비의 착륙을 몇 십분 동안 듣고 싶어

두둑두둑한 위로들에
엎드린 몸 금방 잠길 거야
슬슬 눈이 감길 테고, 그렇게 눈 감으면
바깥의 빗모양들 모두 선명하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얼마나 잘 수 있을까?
있지, 눈 뜨면 내 몸에 비늘들이 돋아있을 거야
나는 비로소 좋을 거야


메마른 헤엄들이 너무 오래되었거든

누구를 좋아하고 싶어 졌어.

삼월의 첫 번째 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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