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울음이 가장 긴 페달을 상상해
내가 울어본 적 있는 지점에서
파이프오르간처럼 무겁게 굳어있는 무엇들.
모래를 만드는 것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파도들이라고 믿기로 했다.
여름장마의 기원은 있는 힘껏 비를 버티다가
몸 던지는 개나리잎이라는 것도.
요즘은
내가 고개를 숙였던 지점들을 기억하려 애쓰기도 한다.
숙연한 자리에는
오르간처럼 오래 있는 무엇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울음이 긴 페달을 상상한다.
내 정체는 몰라도,
정체성이 슬픔이라는것 정도는 정성껏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