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 : 우와 돈 많이 썼겠다...
요즘 저는 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래도 종종 케이블 예능이나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데요. 중간중간 컬리의 광고가 보이더라고요.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 그리고 악뮤 이찬혁의 영상이 차례로 이어서 나오는데 인상 깊었습니다. 왜냐면 일단 대형 셀럽을 2팀이나 기용했다는 게 놀라워서요!
이전에 컬리에서 뷰티 브랜드사 대금일정이 밀려서 안 좋은 소문도 돌았고, 상장도 몇 차례 실패했었고 적자로 어렵다고 하지 않았냐며..!
매체비가 많이 드는 TV까지 송출하면서 대대적으로 진행한 이번 컬리 캠페인, 궁금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읽는 뉴스레터에도 컬리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더라고요.
컬리는 창립 10년 만에 드디어 올해 첫 분기 흑자를 기록('25년 1분기 영업이익 17억 6,100만 원)하며 사업 전환의 분기점을 맞았습니다. 흑자 전환 성공의 주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3가지를 꼽겠습니다.
1) 전체 거래액 중 30%가 컬리 온리(Kurly Only)’ 상품
오직 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고품질의 합리적인 PB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KF365(컬리프레시), KS365(컬리세이프), 컬리스(Kurly's)뿐만 아니라 런던베이글뮤지엄과 베테랑칼국수 등 오픈런해야만 하는 웨이팅 맛집의 메인 메뉴까지 단독&샛별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2) 신사업 뷰티컬리의 성장
컬리는 <에르메스 뷰티>까지 입점시키고, <시슬리> 라이브 방송에 김슬아 대표까지 출연하면서 럭셔리 뷰티를 키웠습니다.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그리고 무신사 뷰티는 신진 브랜드 위주로, 쿠팡은 폭넓게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에 비해 컬리의 럭셔리 뷰티 입점은 확실한 차별화였습니다.
그들의 주요 고객인 3040 프리미엄 식품을 구매하는 여성과도 꼭 맞는 지점이었죠. 그 결과 뷰티컬리는 YoY 23% 성장, 럭셔리 뷰티는 YoY 약 40% 성장하는 속도를 보여줬습니다.
3) 물류 센터 효율화
컬리가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후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두가 함께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높은 비용으로 팔면 팔 수록 오히려 적자가 나다 보니, 결국 대부분의 업체에서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했죠.
새벽배송에서 노하우가 쌓인 컬리는 효율이 떨어지는 물류 센터를 클로징하고, 자동화 프로세스를 갖춘 센터를 오픈하면서 물류센터를 거점 중심으로 통합하고, 입점 업체의 물품을 대신 배송해 주는 3P 풀필먼트 서비스를 다각화하며 물류 운영 효율화에 집중했습니다.
++ 이 밖의 근황을 살펴보자면요, 올해 4월에는 네이버와 컬리가 제휴를 체결했습니다.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가 입점한다는 계획인데, 이로써 네이버는 신선식품을 보완하고, 컬리는 트래픽을 강화하며 양사 간 WIN-WIN 시너지를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컬리 USA 인스타그램 계정을 오픈하면서 이르면 오는 7월 미국 진출을 선포했습니다. 컬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주문 후 48시간 내에 미국 전체에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김슬아 대표는 꾸준히 컬리의 라이브 판매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며 외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창업자의 스토리 텔링을 통한 진정성 전달에 그치지 않고, 직접 커머스 마케팅까지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CEO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만큼 실무자들도 바짝 긴장하면서 관련 프로젝트들을 진행하지 않을까 싶은..)
'짧은 인생을 좋은 것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좋은 것을 누구나 누릴 수 있게 일상에서 더 좋은 것을 제공하려는 방향성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5월 12일(월)부터 5월 19일(월) 11시까지 일주일 간 티징 영상 공개와 함께 사전 행사를 진행했고요. 6월 1일까지 2주간 본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캠페인 모델은 대형 셀럽을 무려 3인이나 기용했습니다. 바로 이효리&이상순 부부와 악뮤의 이찬혁이죠. 이효리&이상순 편에서는 '이제 어렵게 찾을 필요도, 줄 설 필요도 없어'라는 메시지를 각각 거실과 부엌에서 자연스러운 부부의 대화 속에서 컬리의 USP를 노출합니다. 이찬혁 편에서는 비슷한 분위기의 부엌에서 '컬리에서 미식 세계를 넓혀보세요'라며 다양한 식품 아이템을 소개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굳이 모델 여러 인원을 써서 각각 제작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셀럽 두 그룹의 영상에는 차별성이 없어 보입니다. 이들의 연령대가 아주 차이가 나는 것도, 영상의 배경이 모두 집안 주방과 거실로 한정되어 있으며 메시지 또한 달라 보이지가 않아서요. 그래서 이번 예산이 여유 있었겠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 컬리 캠페인 히스토리
샛별 배송 전지현(‘19.01) → 신규 고객 확대 100원딜 박서준(‘21.04) → 뷰티 컬리 론칭 제니(‘22.11) → 9주년 '99인의 컬리템, 뭘 먹고 그렇게' 유태오(‘24.05) →10주년 '짧은 인생을 좋은 것으로' 이효리,이상순,이찬혁('25.05)
컬리는 론칭 때부터 대형 셀럽과의 빅 캠페인 위주로 지속적으로 운영하다가, 2024년 컬리 9주년 때 배우 유태오를 필두로 99인의 인플루언서가 직접 상품을 소개하는 소셜 캠페인을 진행했었는데요. 이때 파급력이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다시 대형 셀럽과의 빅 캠페인으로 돌아온 모습입니다.
컬리 APP과 홈페이지에서는 4,000여 종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하는 온사이트 프로모션 <벌쓰위크>를 2주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벌쓰 위크 -세일존]
별생각 없이 캠페인 구경하러 컬리에 접속했다가 저도 모르게 와다다 담아버릴 정도로 온사이트 프로모션의 큐레이션이 돋보였습니다.
컬리 애용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들어봤던 '오로라 생연어회, 전주 베테랑 칼국수등 인기 상품'을 명예의 전당으로 묶어서 고객에게 실패 없을 쇼핑을 제안했고, '10년 전 가격'을 소환하는 탭으로 안사면 안 되겠네하고 장바구니에 담게 하는 설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10일간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는 라이징 패션 ORR부터 SNS 라이징 뷰티 퍼셀까지 여러 카테고리의 신진 브랜드의 참여가 돋보입니다. 물론 계란과 수박 등 컬리가 원래 잘하는 신선식품도 있습니다.
- 명예의 전당 : 컬리를 빛낸 100개의 상품 (이연복 목란짬뽕, 컬리스 유린기 등)
- 장바구니 시간 여행 : 장보기 대표 상품을 10년 전 가격으로 판매
- 플러스 특가관 : 1+1, 골라 담기, 증정품 증정
- 빅 브랜드관: 발뮤다, 다이슨 등 판매
- 원데이 특가 : 매일 오전 11시 특가 라인업
- 컬리굿띵 : 컬리가 제안하는 좋은 것 (PB상품 위주)
- 15% 카드 할인 쿠폰(3만원 이상 최대 1만원)
- 10개 브랜드 릴레이 라이브 방송 : 매일 저녁 8시 30분
[벌쓰 위크 - 이벤트존]
컬리 10주년 행사답게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고, 그중에서도 한정판 굿즈가 가장 주목도가 높았습니다. 총 15만원 상당의 한정판 굿즈는 인지도와 감도 모두 높은 5개 브랜드와 협업하여 소장하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언제든 살 수 있는 상품을 단순히 묶어놓은 것이 아닌, 이 캠페인만을 위해 특별 제작한 아이템이기 때문이죠.
컬리 10주년 한정판 굿즈를 받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컬리 10주년 한정판 굿즈 증정 규모를 살펴보니 약 2만 개 정도의 굿즈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인플루언서 先시딩을 통해 구성과 활용법 등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발행한 뒤, 충성고객과 캠페인 확산 구매 증대를 위해 똑똑하게 활용했습니다.
특히 컬리의 충성고객들에게 먼저 깜짝 선물을 보낸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백화점이나 명품 브랜드에서나 할 법한 VIP 대우를 자사 고객들에게 해준 거죠.
또한 컬리멤버스 가입자이면서 50만원 이상 구매해야 하는 허들을 세팅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컬리에서 50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니,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아닌 이상 쉽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캠페인 2주 차 목요일이지만 홈페이지 상 아직 구매 선착순 수량은 남아있습니다.
한정판 굿즈 이벤트 외에도 1주차 100% 랜덤쿠폰 지급(2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등), '명예의 전당 상품' 장바구니 담으면 참여할 수 있는 매일 천 만원 적립금 응모, 나만의 컬리템 리스트를 만들면 최대 150만원의 적립금을 10명에게 증정하는 전 국민의 마이컬리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캠페인 확산
TBWA 보도자료를 통해 보면 캠페인 영상은 TV, 컬리 유튜브, 디지털플랫폼에서 집행했습니다. 이번 캠페인 관련해서 제가 소비자로서 접했던 컬리 온드미디어 외의 주요 확산 매체를 정리해 봤습니다. 브랜드마케터라는 직업 특성상, 온갖 트렌디 채널 팔로우를 많이 해서 그런지 다양한 관점으로 컬리의 10주년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매거진과 뉴스레터에서는 컬리의 흑자 전환과 네이버와의 제휴 등의 소재로 많이 보았고요. 크리에이터는 N번째 애정템이라던지, 꽈배기모양 스트링치즈같이 NEW 카테고리의 신상품을 소개하며 구매처로 컬리를 지목하는 식의 콘텐츠가 많았습니다. 물론 한정판 굿즈를 시딩 받은 광고 영상도 많았고요.
여기서 눈에 띄었던 점은 구 배민마케터로 업계에서 유명한 '마케터 숭'님이 컬리 뉴스룸과 협업해서 컬리 10주년 인터뷰를 직접 이슬아 대표님과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숭님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채널 2개(팔로워 10만,16만 채널)에 공동 게시로 포스팅한 인터뷰는 좋아요 1476개, 댓글 26건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4. 컬리 멤버스 분석
오랜만에 방문한 제가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려고 하니, 컬리멤버스 혜택이 눈에 띄었습니다. 월 이용료가 1900원인데, 일단 가입하면 그대로 1900원을 적립금으로 페이백해준다고 합니다. 사실상 무료입니다. 그럼 저 같은 사람들은 구매하고 바로 해지 예약을 하는데요, 매월 적립금을 또 2000원을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컬리를 그동안 이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4만원이라는 높은 배송비 허들 때문인데요. 컬리멤버스에 가입하면 무료배송 쿠폰을 31장을 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컬리멤버스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가입을 하고 보니 적립금이 3,900원이 들어왔네요? 다시 돌아와서 1900원을 또 준다고 합니다.
(노출)저는 TV로 먼저 이번 컬리 캠페인을 인식하고
(인지)뉴스레터와 인스타 매거진으로 행사를 알게 됐고,
(전환)10주년이니 혜택많겠지하고 간만에 접속하니
(구매 여정)랜덤쿠폰으로 1만원도 받아서 의지가 생겼고
(락인)그대로 페이백을 해주니 컬리멤버스에 가입도 하고
(구매전환)생각보다 살 게 많아서 이것저것 쇼핑했습니다.
되짚어보니 완벽한 구매 여정이네요.
컬리 프로모션 페이지에 진열된 상품은 정신없이 탐색해야 하는 쿠팡보다 확실히 큐레이팅이 잘되어있어서 특히 주부들이나, 건강에 관심 많은 3040이 좋아할 만한 구성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에 구매했던 컬리 상품중에서는 닭갈비와 김치만두,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베이글이 좋았어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컬리를 잊고 있던 휴면 고객들을 많이 데려오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최근 스레드의 컬리 여론을 보면 과거에 비해 정육/수산 쪽 퀄리티가 많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많이 있네요. 광고비가 엄청 비쌌을 텐데 이게 다 소비자 부담이라는 촌철살인의 댓글도 보여서 제가 다 움찔했습니다. 여러 의견을 캡처했으니 눌러서 확대해서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