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성재 셰프의 유튜브에 요리괴물 이하성 셰프가 나왔습니다. 두 셰프가 나눈 대화들은 모두 인상 깊었지만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대화는 이하성 셰프가 안성재 셰프에게 '좋은 음식의 기준'이 뭔 지 물어봤던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안성재 셰프는 약간 당황한 듯 이런저런 생각들을 풀어놓습니다. 아마 좋은 질문이란 이렇게 본질적이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 장면을 보고 저도 스스로에게 '좋은 투자란 뭘까'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또 새 해를 맞아 고민하고 있는 여러 주제들을 하나의 글로 정리해 봅니다.
좋은 투자는 무엇일까?
정말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 답이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봤습니다. 첫 번째, 좋은 투자란 그것을 둘러싼 욕망들의 교집합에 있는 것이다. 말이 다소 난해한데 풀어서 설명해 보자면, 펀드에 출자한 LP들은 수익이 극대화된다거나 출자 목적과 맞는 투자를 원할 것이고, 펀드를 운영하는 GP는 GP의 투자 전략이나 생존에 맞는 투자를 원할 것이고, 개별 심사역은 돈을 벌거나 트랙 레코드에 남을만한 투자를 원할 것이고,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은 이 투자금을 통해 운영 자금을 확보하거나 브랜딩을 원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욕망의 조합들이 있겠죠. 이것들을 고루 만족시킬 수 있는 투자가 좋은 투자가 아닐까 합니다. 두 번째, 보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투자한 기업이 내가 죽기 전까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럴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개인적인 기준에서의 좋은 투자일 것 같습니다. 사실 시가총액 1위를 한다는 것은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나는 일이고 아마도 제 투자 시점과도 차이가 많이 날거라 제가 노력해서 되는 일은 아니지만, 그 씨앗을 발견해서 투자했다는 것 자체가 좋은 투자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AI Native Workflow
지난 주말, Openclaw가 세계적으로 시끄러운 것을 보고 하루를 온전히 투자하여 Openclaw를 써봤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하나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였고 두 번째는 '잘 쓰면 대박이겠다'였습니다. 제가 Openclaw를 통해 해 봤던 것은 제 맥북에 있는 흩어진 파일들을 나름의 기준을 세워 폴더링 후 인사이트를 추출해 내는 것과 저에게 커스터마이징된 투자 아이디어들을 매일 아침 7시에 텔레그램과 노션에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Openclaw가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를 통해 일을 시키는 구조여서 그런 것도 있겠습니다만 정말로 사람 직원을 두는 느낌이어서 신기하고 편리했습니다. 반면에 Openclaw 역시 기존의 LLM모델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할루시네이션이나 오류를 범하는 일은 여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변화는 꽤 파괴력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일하는 팀과 혼자 일하는 사람은 그 퍼포먼스가 다르지요. 앞으로 AI를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퍼포먼스 차이도 유사하게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월 한 달간은 평일 저녁과 주말 시간을 들여 AI Native한 방식으로 Workflow를 바꾸는 실험을 하고자 합니다.
일을 리드하기
올해 들어 여러 변화로 마음이 바빠졌었습니다. 더 많은 기업을 만나고, 많은 리서치를 하고, 사람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듣고 하면서 일에 쫓기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중 좋아하는 선배 창업가분을 만나서 식사를 하며 그분이 지나가듯 한 이야기가 마음에 꽂혔습니다. '일을 리드해야지, 쫓기면 재미없다.' 일에 쫓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도 선택과 집중이 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역량과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주어진 일들을 그냥 하는 시간도 필요하겠지요. 올해는 좀 더 제가 선택하고 그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그래야 일을 리드하며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