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중앙은행의 공통점 3가지
신혼 초 아내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한 달에 두 번씩 친구들과 술을 마실 수 있다. (회사 회식 제외)
두 번 이상 술 마실 시 바로 물리적 제재가 가해진다. (등짝 스매싱 및 뽀뽀 금지)
이번 달에 못 마신 술은 다음 달로 이월되지 않는다.
아내는 나의 건강이 걱정되어서 술 마시는 횟수를 강력하게 제재했다.
작년에 작가가 되고 난 후 아내는 태도를 바꿨다. 하루 종일 집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고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으니 히키코모리가 될까 아내는 걱정했다. 이제는 밖에 나가서 친구들도 좀 만나고 술 한잔 하라고 잔소리하기 시작했다. 바뀐 아내의 태도는 다음과 같다.
한 달 평균 두 번씩 마셔도 된다. 즉, 지난달에 안 마셨으면, 이번 달에 4번 마셔도 된다. (평균 음주 목표제, Average Drinking Targeting)
술을 과도하게 마셔도 바로 물리적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세 달 뒤 물리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미리 경고한다. (포워드 가이던스, Forward Guidance)
술을 마시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잔소리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술을 너무 마시지 않아도 밖에 나가서 친구들도 좀 만나라고 갈군다. (대칭적 음주 목표, Symmetric Drinking Target)
지금까지 여러분은 아내의 바뀐 태도를 통해 최근 연준(중앙은행)의 바뀐 세 가지 통화정책에 대해 배웠다.
평균 음주 목표제는 연준의 평균 물가목표제를 비유하여 말한 것이다. 목표 물가가 2%고 과거 물가 인상률이 오랫동안 낮았다면, 최근에 물가가 좀 높아도 잔소리하지 않는다(금리 인상하지 않는다). 지난달에 한 번 마셨으면 이번 달에 세 번 마셔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평균 물가 목표제, Average Inflation Targeting)
과거에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아내가 내 등을 바로 후려 쳤던 것처럼 과거의 연준은 물가가 올랐을 때 바로 등짝 스매싱(금리 인상)을 날렸다. 즉각적 금리 인상은 여러 나라들의 자금 유출을 유발했고(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결과적으로 신흥국들의 경제 위기를 불러왔다. 이런 과거 경험 때문에 이제 연준은 물가가 올랐다고 즉각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 금리 인상 시기를 사전에 미리 알려준다. 이를 통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포워드 가이던스, Forward Guidance)
과거에는 술을 안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잔소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안 마시면 안 마신다고 잔소리한다. 과거에는 물가 인상률이 목표물가 2% 보다 낮아도, 연준은 잔소리 안 하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물가가 낮으면 낮은 대로 너무 낮다고 잔소리한다. (대칭적 물가목표, Symmetric Inflation Target)
최근 변화된 연준의 통화정책 3가지를 보면, 연준이 지금 인플레이션을 무서워하는지 디플레이션을 더 무서워하는지 알 수 있다. 연준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바가 큰 것 같다. 연준이 무엇을 더 무서워하는지 알면, 향후 통화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지속될지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자산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오늘 배운 시사 경제 지식>
평균 물가목표제 (Average Inflation Targeting)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05434
포워드 가이던스 (Forward Guidance)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686
대칭적 물가목표 (Symmetric Inflation Targ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