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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Sep 02. 2022

10. 재무상태표로 좋은 기업 고르는 방법 - 상

재무상태표가 뭔가요?

오늘은 간단하게 영어로 재무상태표를 읽는 방법을 배울 것입니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돈을 잘 벌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재무상태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가 벤츠를 끌고 다닌다고 무작정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남자 친구가 연봉은 3천만 원인데, 벤츠(자산)를 사기 위해 캐피털에서 대출(부채)을 받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벤츠의 가격이 1억 원인데, 8천만 원은 캐피털에서 대출받아 구매했다면, 결혼은 심사숙고해 보아야 합니다.      


벤츠가 아닌 회사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공장, 사무실, 컴퓨터, 차량 등(자산)이 필요합니다. 이것들을 자기 돈으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은행에서 빌려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것들을 사기 위해 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보여줍니다. 회사 돈으로 샀는지 아니면 은행에서 빌리거나 주식을 발행해서 샀는지 보여줍니다. 기업도 사람처럼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하기 때문에, 재무상태표 역시 사진을 찍듯 특정 시점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자금 조달 상황을 봅니다.


영어로 재무상태표, 자산(공장, 사무실, 컴퓨터 등), 부채(은행 돈), 자기 자본(회사 돈)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무상태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남자 친구와 결혼하기 전에 다음 4가지 정보를 미리 알면 좋습니다.


"남자 친구의 은행 계좌에 현금이 얼마나 있는가?",


"남자 친구가 나 몰래 받은 대출은 있는가?",


"남자 친구가 돈은 잘 벌고 있는가?",


"맞선 시장에서 남자 친구의 가치는 어떻게 되는가?"


우리가 주식 투자할 때도 똑같습니다. 우리가 주식을 사기 전에 (결혼하기 전에) 다음 4가지 정보를 미리 알면 좋습니다.


"기업에 현금이 충분한가?",


"기업의 빚(부채)은 얼마나 있는가?",


"투입한 자본에서 이익은 잘 나오는가?",


"시장에서 기업가치는 어떻게 되는가?"


이렇게 중요한 4가지 정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냐고요? 바로 오늘 배울 재무상태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금은 충분한가? 

첫째, 기업에 현금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방법은 재무제표에서 Cash라고 쓰여 있는 것과 Investments라고 쓰여 있는 것을 합하면 됩니다.  여기서 Investments(혹은 Marketable Securities)는 현금화가 쉬운 주식, 채권, ETF 등을 말합니다.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총 현금 (Total Cash = Cash/Cash Equivalent + Investments)


기업의 현금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기업의 실제 재무 상황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남자가 자신의 키를 속이기 위해 키 높이 구두를 신듯, 기업도 잘 나가는 회사처럼 보이기 위해 신용 거래를 일으켜 매출을 부풀리기 때문에 총 현금 보유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남자가 고깃집에서 신발을 벗으면 원래 키가 드러나듯, 기업 역시 매출과 순이익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보유하고 있는 총현금을 보면 기업의 민 낯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남자가 앉아서 먹는 식당에 안 가려 한다면, 키높이 구두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아래 애플의 3분기 재무상태표를 보면, 총현금은 482억 달러(275억 달러+207억 달러)입니다. 빨간색 박스로 줄 쳐진 부분이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량입니다. Cash와 Marketable securities를 더해주면 총현금이 나옵니다. 아래 숫자의 단위는 백만 달러이고, 27,502백만 달러는 275억 달러입니다. 

다음 표(나중에 배울 표)에서는 애플의 3분기 당기순이익(Net Income)을 찾을 수 있고 194억 달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플은 현금 보유량(482억 달러)이 당기순이익(194억 달러) 보다 많습니다. 즉, 속 빈 강정이 아닌 속이 꽉 차서 터질 지경의 강정이란 뜻입니다. (참고로 애플의 회계 연도는 매년 10월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애플의 2022년 3분기 실적은 2022년 4월~6월까지 실적입니다.)    

부채는 얼마나 있는가? 사귄 지 얼마 안 된 남자 친구의 계좌 잔고를 우연히 봤는데 1억이나 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다른 계좌에 마이너스 1억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기업도 똑같습니다. 총현금만 많다고 행복할 일이 아닙니다. 부채가 얼마나 있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기업의 부채 상황을 확인할 때는 부채만 보지 않고 버는 돈 대비 부채를 봐야 합니다. 이를 부채 비율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연봉 3억에 1억 빚이 있는 남자와 연봉 3천만 원에 1억 빚이 있는 남자 친구는 천지 차이입니다. (물론, 돈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되나 이해를 위해 예를 들었습니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기업이 연간 벌어들이는 순이익에 대비해서 빚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부채비율을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채비율 : Net Debt/EBITDA 혹은 Total Debt/EBITDA


참고(어려우니 읽지 말고 넘어가세요) : 여기서 Total Debt는 Short-term Debt과 Long-term Debt을 더한 것입니다. Net Debt은 Total Debt에서 Total Cash를 뺀 것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순이익(Earnings)에 이자(Interest), 세금(Taxes), 감가상각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을 더해준 값입니다. 기업이 실질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현금을 빠르게 보기 위해 EBITDA를 많이 사용합니다.


식을 보고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부채비율은 "기업이 버는 돈 대비 빚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사실만 염두에 두면 됩니다. 부채 비율을 보면 기업이 재정적으로 얼마나 튼튼한 지 알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을 쉽게 쓰면, "내가 빚을 모두 갚는데 몇 년이나 걸릴지"를 보여줍니다. 통상적으로 Net Debt/EBITDA를 사용한 부채비율이 "4" 이상을 넘어가면, 부채가 많아서 위험한 상황이라고 간주됩니다. 부채비율이 "4"라는 말은 연봉이 1억 원인 직장인에게 빚이 4억 원 있다는 뜻입니다.


은행은 대출해줄 때 기업의 부채비율을 굉장히 유심히 봅니다. 대출해준 기업의 부채비율이 높으면 돈 떼일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대출해줄 때 기업과 미리 부채 비율을 설정해 둡니다. 은행은 정해 놓은 부채 비율보다 기업의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상환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대출금을 바로 회수합니다.


따라서, 기업에 부채가 많아지면, 기업의 신용 등급이 떨어집니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위험하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마치 신용 등급이 낮은 개인이 대출받을 때 이자가 더 높은 것과 같습니다.


부채 비율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부채보다 현금 보유량이 많을 때 발생합니다. 부채 비율은 어떤 산업에 기업이 속해 있는지에 따라서 편차가 큽니다. 따라서, 산업 평균 부채비율을 감안해서 보면 좋습니다. 예컨대, 항공사들은 항공기 구매 시 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습니다.


자본은 효율적으로 사용되나? 저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흥미가 생겨 학원에 보내 달라고 요청했을 때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아이들이 다닌 학원은 발레, 수영, 보컬 학원입니다.


이처럼 제가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는 이유는 투하된 자본 대비 미래에 거두어들이는 수익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학원에 가는 이유는 많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인데, 지식은 이미 우리가 달달 외우지 않더라도 손에 쥔 스마트폰 하나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게다가 가까운 미래에는 스마트 안경이나, 몸 안에 삽입된 칩을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옵니다. 학원에 보낼 돈으로 스마튼 안경이나 칩을 만들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사주는 것이 나중에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기업 역시 투하된 자본 대비 수익이 얼마나 나는지 재무상태표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많이 쓰이는 지표가 ROIC(Return on Invested Capital, 투하 자본 이익률)입니다. ROIC는 영업활동을 위해 투하된 자본 중에서 세후 영업이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며,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ROIC = Net Operating profit after tax / Invested Capital= NOPAT / IC


이 또한 식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ROIC의 의미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ROIC는 "투하된 자본 대비 수익을 얼마나 잘 뽑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ROIC 역시 산업마다 편차가 있기 때문에 사용할 때는 동종 업계 평균과 경쟁사 대비해서 ROIC가 어떠한 지 확인하면 됩니다. 투하 자본 이익률을 통해서, 회사가 얼마나 잘 경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어려우면 안 읽으셔도 됩니다.):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는데 드는 비용은 WACC이라고 합니다. ROIC가 WACC 보다 낮은 기업은 돈을 조달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수익이 나쁘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사업한다고 8% 하는 대출(WACC)을 받았는데, 회사 투자 자본 대비 순이익률(ROIC)이 8%도 안된다는 뜻입니다. 수식으로 정리해 보면, ROIC> WACC 인 기업은 수익을 잘 창출하고 있는 좋은 기업이라는 뜻입니다.  


아래 사진은 모닝스타에서 발췌한 애플의 ROIC를 보여줍니다. 2021년 말 애플의 ROIC는 51.7%로 어마어마한 투자자본 대비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경쟁사 삼성전자의 ROIC는 13.1%이고 알파벳(구글)의 ROIC는 28.36%입니다.


기업 가치는 어떤 가? 네 번째로 재무상태표를 통해 Enterprise Value, EV(기업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는 시가총액에 총부채를 더하고 총현금을 빼서 구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한 기업을 인수하려면, 그 회사의 주식을 모두 매입(시가총액)하고, 부채도 모두 떠안아야 합니다. 이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있다면, 부채 상환할 때 사용 가능하니 총부채에서 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가치를 구하는 수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nterprise Value(기업가치) = Market Cap(시가총액)+Total Debt(총부채)-Total Cash(총 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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