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conomist
신입사원 시절 부장님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나 때는 말이지, 보고서 한 장 쓰는데 하루 종일 걸렸어! 종이에 줄자를 대고 쓰다가 조금이라도 틀리면 다시 써야 했거든!"
기술이 발전하고,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하루 종일 걸리던 한 장짜리 보고서가 한 시간도 안되어서 완성되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한 시간 일하고 7시간을 놀았는가?
기술의 발전 덕분에 하루에 보고서 하나만 쓰던 것에서 하루에 여러 개의 보고서를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술의 발전은 일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생산성을 높여 주었지만, 사람은 여전히 예전처럼 8시간을 일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업무 당 일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절대적 업무량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렇게 증가한 생산성은 기업과 투자자가 가져간다.
얼마 전 이코노미스트 지에 이러한 기사가 났다.
로봇과 AI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의 성격, 업무를 통한 인간의 성취감, 보람 등이 바뀔 수 있음을 경고한다. 좋게 바뀌는 경우도 있고 안 좋게 바뀌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약사들의 경우 AI 로봇이 약물 조제를 하고 약사들은 환자와의 면담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됨에 따라 직업에 대한 보람과 만족도가 상승했다.
반면, 생산 현장에 있는 근로자의 경우, 공장 프로세스의 자동화에 따라 필요 인력이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들은 고립감, 외로움 등을 느꼈으며, 직업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도 어떻게 변하게 될지 상상해 보자. 필자의 경우 PPT를 만들면서, 적절한 이미지를 찾는데 걸렸던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리고 강의 준비를 하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던 영어 논문, 기사를 수집하고 정리하는데 걸리던 시간도 대폭 줄었다. 이렇게 줄어든 시간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강의)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확보되었다.
동영상 편집 작업이 귀찮아서 유튜브를 개설해 놓고도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는데, 얼마 전에 다운로드한 AI 프로그램으로 영상의 컷편집과 자막을 시켜보았는데, 너무나도 일을 잘 해주니 AI에게 고마울 다름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