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경제학에 대한 생각

by 손주부


이재명 후보의 호텔 경제학은 케인스의 승수효과를 대중들이 알기 쉽게 이해하도록 간단하게 만든 예시이다.


승수효과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의 지출은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된다는 점과 소득이 늘면 소비도 늘어나고, 연쇄 반응이 일어나 경제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대공황 시기에 정부가 지출을 늘렸고 (뉴딜 정책) 경제를 살리는데 크나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 경제는 대공황 당시 미국 경제와는 다른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 지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시도할 때, 유의할 점들이 있다.


1. 현재 대한민국 가계 부채는 상당히 높은 상태다.


승수효과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정부 지출을 통해 소득이 늘었을 때, 늘어난 소득의 대부분이 소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호텔 경제학에 나오는 모든 경제 주체(호텔, 가구점, 치킨집, 문방구)는 소득이 10만 원 늘어나자, 소비도 10만 원이 이뤄졌다. (이럴 경우, 한계 소비성향이 1이라고 한다. 승수 효과를 위해 가장 이상적인 상태이며, 현실 경제에서는 불가능하다.)


현재 한국은 가계 부채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소득이 늘어날 때 소비 보다 부채 상환에 먼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승수 효과가 원하는 경제 활성화는 어려워진다.


2.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의 상당수가 수입 제품이다.


승수효과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정부 지출로 국민들의 소득이 늘었을 때, 국산품 소비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상품의 대부분은 수입 제품이다. 국산품 소비가 아닌 수입품 구매에 소비가 이뤄지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승수효과는 반감된다.


3.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 지출 증가는 인플레를 추가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뉴딜 정책을 사용한 대공황 시대는 물가 상승이 아닌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심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매년 오르는 살인적인 물가로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정부 지출을 통한 총수요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4. 정부 지출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으로 인한 부작용 (구축효과 가능성)


정부가 추가 예산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량을 늘리면, 시중에 있는 돈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시중금리의 상승은 민간 기업의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들고 가계의 소비는 위축시키게 된다.




그렇다고 현 경제 상황에서 정부 재정 지출(승수효과)을 무조건 반대하자는 것은 아니며, 인플레이션은 줄이고, 케인스의 승수효과가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재정 지출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1. 선별적 지원


승수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은 "한계소비성향이 1"에 가까운 사람들(저소득 및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면 된다. 승수효과의 성공요인은 늘어난 소득을 모두 소비하는 데 있다. 취약 계층은 지금 당장 먹고사는 것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늘어난 소득을 모두 소비할 가능성이 높다.


2. 바우처를 통한 지원


정부 지출로 개인의 소득이 늘어났을 때, 수입 제품이 아닌 국내산 제품에 사용될 수 있도록 바우처 같은 제도로 사용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3.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사용


정부 지출이 있고 난 후, 인플레이션을 막는 최고의 방법은 미래 성장 산업에 투자하여 국가의 생산성과 GDP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생산성 증가로 국가의 부가 늘어나면, 기존 부채는 부담이 줄어든다. 예컨대, 연봉 5천만 원 받는 사람에게 5천만 원의 빚은 부담이 되지만, 자기 계발을 통해 연봉이 1억 원이 되면, 기존 5천만 원의 빚은 부담이 줄어든다.


반면, 많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묻따"식 현금 살포(총수요 자극)는 단기적으로 빠르게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거대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마치 바다에서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더 심한 갈증을 불러오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과 같다.


결론


종합적으로 보건대, 현재 대한민국 경제 상황은 높은 가계 부채, 높은 대외 의존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의 뉴딜정책처럼 승수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손 놓고 있을 상황도 아니기에, 정부 지출은 실시하되 이로 인한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1. 한계 소비성향이 높은 (소득을 모두 사용하는) 저소득 및 취약 계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2. 늘어난 소득은 국내산 제품에 사용될 수 있도록 바우처를 활용하며

3. 한국의 생산성이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미래 성장 사업(인공지능,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등)에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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