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B: 인류 지식의 DNA

1편 말은 구조다

by Brian Yoo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어떤 구조 속에서 말하고 있는지를 의식하지 못한다. 말은 단순히 단어의 나열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일정한 틀이 숨어 있다. 대화가 막힐 때 우리는 흔히 상대방의 태도나 감정을 탓하지만, 사실 그 순간 끊어진 것은 ‘말의 구조’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단호히 “아니야”라고만 말하고 대화를 멈추면, 듣는 사람은 곧바로 답답함을 느낀다. 그 순간 전달된 것은 부정(Not)뿐이고, 전환(But)과 이유(Because)는 사라진다. 말은 흘러야 하는데, 구조가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와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다. 반대로 “아니야. 하지만 다른 방법은 있어. 왜냐하면 이렇게 하면 안전하기 때문이야.”라고 이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같은 부정이라도 구조가 살아 있을 때, 말은 설득력을 얻고 상대는 안심할 수 있다.

언어는 겉으로는 자유롭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정한 구조를 따른다. 바로 Not–But–Because, 즉 N2B다. Not은 부정이지만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But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Because는 근거를 제시한다. 이 세 단계가 균형 있게 이어질 때 말은 단순한 의견을 넘어 이해와 공감을 낳는다. 우리가 무심코 “아니야, 하지만, 왜냐하면”을 반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구조는 단순한 말하기 기술을 넘어 인류의 사고 방식과도 연결되어 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은 상대의 주장을 먼저 부정하고(Not),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But), 그 이유를 드러냈다(Because).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지혜에 다가갔다. 불교의 반야심경도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부정과 전환을 통해, “그러므로 모든 괴로움은 사라진다”라는 이유에 도달한다. 철학과 종교적 사유마저도 결국 N2B 구조 위에 서 있다.

일상의 사례는 더욱 분명하다. 회사 회의에서 누군가 “이건 불가능합니다”라고만 말하면 회의장은 곧바로 냉각된다. 그러나 “이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라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시장 데이터가 이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면 같은 부정도 설득으로 바뀐다. 부모가 아이에게 “안 돼!”라고만 말하면 아이는 반발한다. 그러나 “안 돼. 하지만 내일은 할 수 있어. 왜냐하면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라고 이어지면 아이는 납득한다. 결국 대화가 살아 있느냐, 막히느냐는 N2B 구조가 살아 있는가에 달려 있다.

N2B는 말의 정직성을 드러낸다. Not은 거짓 없는 부정이고, But은 다른 길의 제시이며, Because는 이유와 근거다. 이 셋이 균형을 이룰 때 말은 신뢰를 얻는다. 반대로 Not만 있으면 권위적으로 들리고, But만 있으면 모호해지며, Because 없는 말은 설득력을 잃는다. 구조가 무너진 말은 결국 사람을 멀어지게 한다.

이 구조는 훈련을 통해 더 분명히 체득할 수 있다. 예컨대 “그건 안 돼”라는 짧은 말을 떠올려 보자. 이 말을 N2B 구조로 다시 쓰면, “그건 안 돼(Not). 하지만 이런 방법은 있어(But). 왜냐하면 이렇게 하면 더 안전하기 때문이야(Because).”가 된다. 작은 변화이지만 대화의 온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상대방은 단순히 거절당한 것이 아니라, 가능성과 이유를 함께 받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N2B를 거부하려 해도 결국 N2B로 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누군가가 “N2B는 필요 없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Not이다. 이어서 “하지만 나는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But). 왜냐하면 내 사고에는 다른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Because).”라고 해야 한다. 부정조차도 N2B 구조를 따른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말은 구조다. 그리고 그 구조는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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