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사랑 Oct 21. 2021

오리는 미운 새끼(미운 나의 곱슬머리)

미운 우리 곱슬머리-여는 글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의 오리는 그야말로 미운 아이였다. 형들과 다른 색과 크기를 가졌다는 이유로 이상하고 못생긴 아이 취급을 받았다.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에게도 마음에도 들지 않았으니 아마 누구도 그를 사랑할 수 없었을 거다.


나의 곱슬머리가 그랬다. 거울에 비친 내 머리카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도 곱슬머리를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나 역시 그랬다. 그저 생머리를 동경하며 그들과 다른 내 머리카락은 볼품없다고 생각했다. 늘 머리를 묶고 다녔고 매직 스트레이트 펌을 했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만들어 놓아야만 세상에 내놓을 수 있던 감추고 싶은 부분이었다.


그러다 캐나다에 가게 되었다. 그동안 오리 형제들 사이에서 나만 홀로 다른 모양으로 사느라 참 퍽퍽했는데 그곳은 오리도, 백조도, 참새도, 두루미도 모자이크처럼 한데 모여 사는 곳이었다. 각자의 모양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곱슬머리들을 보며 내가 곱슬머리에 큰 오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에서는 전혀 몰랐던 '컬리 헤어(Curly hair)'의 세계를 만나게 된 것이다. 남과 달라서 볼품없다고만 생각했던 내 곱슬머리가 조금씩 특별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에 내가 곱슬머리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갖고 있던 곱슬머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은 곱슬머리 오리들이 더 이상 미운 오리도, 백조도 아닌, 나만의 모양으로 독립적인 삶을 헤쳐나가는 하나하나의 나 자신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