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캐나다 초등학교에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등교/온라인 수업 선택권이 주어졌고, 우리 가정은 온라인 수업을 선택했다.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고민이 많다.
온라인 수업. 무엇은 배울 수 있고, 무엇은 놓치게 될까? 학교에 가지 못해서 놓치는 것들을 어떻게 채워줄까?
자연스럽게 엄마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잠깐 홈스쿨링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들로 어려웠다. 그렇다고 온라인 수업에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다. 학교교육이 해왔던 역할을 온라인 수업으로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엄마가 채워주어야 한다. 홈스쿨링까지는 아니라도, 굳이 따지자면 홈/온라인 스쿨링이다. 집에 있는 모든 엄마가(그리고 아빠가) 아이들의 양육/교육을 담당하는 홈티처(Home-teacher)니까 말이다.
홈/온라인 스쿨링을 시작하며,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1. 적어도 하루에 한 번, 바깥공기 마시기
2. 집에서도 학교 스케줄 따르기 (쉬는 시간, 간식시간, 점심시간, 중간놀이시간)
3. 따로 더 공부하지는 못해도, 선생님 수업만은 성실하게 따라가기
4. 이 참에 아이들과 함께 집 밖으로 더 많이 나가기(체험학습)
이 네 가지 규칙은 아래 브런치 북으로 엮어내었듯이, 학교가 '지덕체가 균형 잡힌 민주시민'을 길러내야 한다는 학교교육의 역할과 관련이 있다. 한국의 초등교육과 캐나다의 초등교육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나름대로 갖게 된 엄마로서의 양육 철학이자, 교사로서의 교육철학이다.
https://brunch.co.kr/brunchbook/canadaedu
캐나다 초등학교 교육에서 맡아주었던 지덕체 교육 중 지(智) 부분은 선생님이 하는 활동, 해보라고 권유한 활동들을 전적으로 따라가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선생님이 훌륭하게 가르쳐주어서이기도 하고, 물론 현실적으로 나에게 여력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나는 그저 온라인 수업을 하는 둘째(만 4세. 생애 첫 캐나다 공립교육을 맛보는 중이다.) 옆에 앉아 선생님이 하는 말에 집중해서 그 흐름을 따라가도록 돕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쉽지는 않다.
그러나 선생님 수업을 듣고 따라가는 것 자체가 학교에 가서 배웠어야 할 학습 태도에 대한 교육이다. 좋은 학습 태도가 바탕이 되어야 더 잘 배울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과제를 수행하는 것, 주제와 관련된 질문/코멘트를 하는 것, 예의 바르게 말하는 것,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것. 학교에 가서 꼭 배웠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학습적인 면에서는 내용은 선생님께 맡기고, 태도는 홈티처인 내가 놓치지 않고 가르쳐주려 한다.
옆에서 일일이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 첫째는(1학년) 학습과 관련한 모든 것을 스스로 하게 두었다.(잘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ㅎㅎ) 단지 엄마에게 확인받아야 할 일 하나는, 수업이 끝나면 그 날 했던 school work들을 모아서 정리하는 일. 선생님을 위해 포트폴리오에 업로드하기 위함도 있지만, 맡은 과제를 완수하는 책임감과 자기 주도적 학습태도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틀린 부분은 따로 지적하거나 고쳐주지는 않는다. 틀려야 선생님이 가르쳐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덕(德)과 체(體) 부분은 상당히 엄마 몫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부지런히 내가 세운 위의 원칙들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단절된 사회생활이 아이들에게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같아 더더욱 잘 놀고, 잘 쉬고, 잘 먹는 것이 중요해졌다.
위의 네 가지 원칙에 따라 아이들과 함께 했던 우리 집 홈/온라인 스쿨링 내용을 이 매거진에 글로 남기려 한다. 9월부터 아이들과 보고 듣고 배웠던 것, 갔던 곳 등을 월별로 남겨보려 한다. 꼭 온라인 스쿨링이 아니더라도, 또 꼭 홈스쿨링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초등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면의 월별 교육정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과연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일 년을 다 채울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이 곳에 이 글을 써 버렸으니,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커버 이미지 출처:cbc.ca/news/canada/toron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