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꽝!'이 아니라...
이번에 함께 한 카드뉴스/영상업체가 마음에 안 들어 다음 대행사 선정을 앞두고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찰떡같은 업체를 선정할 수 있을까!' 란 고민을 풀어본다.
우선, 지금 업체도 수십 번 고민하고 심사숙고 한 끝에 '함께 하시죠'라고 손 내밀었을 것이다. 기존 포플을 보고 '우리 컨셉과 분위기가 잘 맞겠어' 느꼈을 것이고, 미팅하면서 '말이 통하네?' 했을 것이고, 제안서 받아보고 '이 정도면 OK' 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막상 진행하고 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까? 이 지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2번 실망하지 않겠다. 물론, 고민자의 디테일한 상황을 모르기에 짐작만으로 적어보려 한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이다. 특히 카드뉴스나 영상이라면 스토리보드는 기본이다. 어떤 느낌의 그림이나 일러가 들어갈 것이다 하고 예시 이미지까지 넣는다. 구도 배치, 글씨 폰트, 전체 컬러 등의 톤앤매너 등. 거의 완성작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토대를 다져놔야 어떤 기둥을 세워도 무너지지 않는다. (물론 이런 작업은 업체가 하는 것)
간혹 이런 클라이언트가 있다. 'ab같은 이런 느낌적인 느낌, 아시죠? 요렇게 가주세요~' 라며 정말 느낌적인 느낌만을 말하는...
그대의 느낌은 내가 맘 속에 안 들어가봐서 모릅니다만... 하고 업체가 언질 줘야 하는데, 알겠다며 덥석 받아들고 가서 안 느낌적인 안 느낌으로 만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1) 업체와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면, 2) 2,3번 왔다갔다하며 서로 피곤해지지 않으려면,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할 필요가 있어?) 할 정도의 디테일한 기획단계를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중간 얼마나 피드백이 오갔는지 체크해보자. 사실 작업 전 몇 번 회의하다 보면 '와~ 내가 원하는 거 고대로 뚝딱 나오겠는데!'라고 착각하게 만들 뛰어난 언변가들이 있다. but! 기획은 참~ 좋았는데 막상 작업하는 것 보니 딴 길로 새는 기분이 든다면 당장 스탑을 외칠 것. 아니다싶음 일이 다 마무리되기 전, 중간에 리셋하는 게 낫다. 카드뉴스는 그렇다해도 특히 영상은 되돌리기가 시간+비용 면에서 쉽지 않다. (당연하지만) 현장에 배석해야 하고, 놓치는 부분 없는지 시놉을 보면서 체크해야 하고, 업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기업 마인드에서의 디테일함을 챙겨야 한다. 정말 그들의 실력이 퍼펙트해서 상대적으로 아마추어인 내가 중간에 끼어드는 것보다 믿고 맡기는 게 날 경우가 아니라면, 중간점검을 해가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꼽사리지만 없어선 안 될 가장 중요한 꼽사리다. What? 주니어는 위의 의견과 대행사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입장이다. 내 갬성으론 업체 작품이 마음에 드나, 꼰대 상사에겐 '다시해왓!' 될 수 있다. 위치적으론 중간 샌드위치지만 양측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란 의미다.
우선 작업 초반에 상사와의 comm.이 굉장히 중요한데, 기획단계+중간작품을 상시 보고해야 한다. '기획안을 이렇게 완성했는데, 톤을 좀 더 이런 방향으로 바꿔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OK 사인 떨어지면 작업에 들어간다. 작업물도 1/3이나 1/2 정도 완성작을 꼭 보고해서 '이런 느낌의 톤앤매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라고 OK 사인 받아야 한다.
만약 저런 작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맘에 들지 않는 결과물이 나왔다면... 그 다음 업체에 다 오픈하고 들어가본다. '우리가 애초 기획했던 것은 이건데 결과물이 이랬네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이건데 그 이유가 뭐냐면...' 이렇게 설명하면 다음 파트너는 우리의 의중이나 컨셉, 스타일을 어느정도 캐치하고 맞춰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