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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킨빈 Sep 08. 2023

이메일을 열어보는 즐거움

이번엔 어떤 제휴 제안이?

라떼 시절에만 해도 글을 써서 돈 번다는 인식이 거의 없었다.

있다 해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한 애드포스팅, 콘텐타 같은 플랫폼에서 주제별 기고 의뢰가 들어오면 장당 얼마를 받고 쓰는 정도?였다. 혹은 내 블로그를 키우고 광고 포스팅도 있겠다.


처음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는 구독자 많이 모우면 광고수익이 되겠지?란 기본적인 생각만 했다. 딱 그정도였다. 뉴스레터로 구상한 수익구조가.


그런데 요즘 들어 각종 플랫폼에서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점점 커지고 있음을 새삼 느끼고 있다. 가령 이런 것이다.


핀테크나 금융사에서 유저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지면서, 주제별 각종 팁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회사 내 콘텐츠 팀? 등에서 직접 작업 했겠지만 계산기 두들겨봤을 때, 혹은 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원해서인지 모르지만 뉴스레터 운영자들에 제안이 많이 간다.


금융사이기 때문에 부동산 뉴스레터 '두부레터'에도 제안이 심심찮게 들어왔고, 일정 계약을 맺고 그들이 원하는 주제별 콘텐츠를 제공한 바 있다. 물론 하단에 두부 구독하기 버튼을 삽입하면서 뉴스레터 자체에 대한 홍보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구독자가 증가하니 원래 계획했던 광고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상위 1% 정도로 빅 규모의 구독자를 보유하진 않지만 그들 입장에선 '불특정 대다수가 아닌 딱 원하는 타깃만 집약되어 있는 곳'이란 니즈가 더 큰 것 같다. 광고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광고스럽지 않은 브랜디드 콘텐츠를 작성하고,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광고 배너를 한 번 더 클릭하게 될지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게 된다. 긍정적인 사례가 쌓일수록 내 뉴스레터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갈테니 말이다.


그 다음 단계는 빅 플랫폼에서의 접선이다. 다음, 네이버, 줌 등은 메인에 어떤 자극적? 재미난 콘텐츠를 올리느냐에 유저 잡기 경쟁이 극화된다. 기존에는 일반 언론사 혹은 자체 플랫폼 사이트(블로그, 티스토리 등)를 소싱했다면 이제 더 다양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내 뉴스레터도 연락을 받게 됐다. 


정기적으로 특정 시간 대에 메인에 콘텐츠가 올라가게 되면서 뉴스레터 홍보 시너지는 높아진다. 물론 그렇다고 굉장히 다이나믹한 구독자수 증가가 있거나 뷰 수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건 아니다. 이 또한 그날의 주제에 따라 확 불타올랐다가 시들해지는 간극이 있다. 어찌됐든 내 작품이 선택받았고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 경우 구글애드같은 배너가 붙어 광고 수익쉐어가 가능하다.


이쯤되면 '그 정도갖고 뭔 호들갑이야?'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준비해봤다.


갤럭시에 탑재된 날씨 사이트에서도 날씨 얘기뿐 아니라 주제별 콘텐츠가 올라온다는 사실, 아시는지? 그거 누가 봐~해도 뷰 수가 꽤 많이 나올 정도로 한 번 본 유저들은 계속 방문한다는, 모르는 사람 빼고 다 아는 그런 세계가 있더라.


여기서도 뉴스레터 콘텐츠 수급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고, 내가 별도 작업하지 않아도 기 발행된 뉴스레터에서 본인들이 소싱해서 가져가고, 여기서도 광고수익쉐어가 일어난다. 처음엔 금액이 아주 미미하지만 그것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을 보는 즐거움, 쏠쏠하다.


이제 마지막을 장식해볼까?


아주 최근 받은 제안은 이런 것이다. 아 세상이 정말 변하고 있구나를 느낀 부분인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AI를 학습하기 위한 용도로 양질의 콘텐츠를 찾고 있다며 연락이 왔다. 그동안 발행된 뉴스레터를 얼마에 팔면 외부에 노출하진 않고 AI 트레이딩용으로만 사용하겠다는 제안이다. 아, 이런 식으로도 콘텐츠를 필요로하는구나~ 이유인즉슨, 챗gpt같이 친근하게 대답하는 구어체 중심의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에 딱 적합한 것이 뉴스레터인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저작권 등의 이슈로 심히 고민 중이다.



매일 뉴스레터 전용 메일함을 열어볼 때마다 두근두근하다. 오늘은 어떤 제안이 들어왔을까, 내 뉴스레터 가치가 얼마나 올랐을까란 심정으로. 물론 이 외에 유사 플랫폼에서의 협업 제안도 꾸준히 들어온다. 글써서 돈 버는 시대, 시도조차 안했다면 전혀 모를 그런 진귀한 세계를 경험 중이다.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일도 안 일어난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되뇌이며 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투잡하면서 '돈 버는 재미, 내일을 하는 재미'를 새삼 느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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