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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킨빈 Dec 26. 2023

[끄적] 우리엄마도 웃상일 수 있을까?

미간주름 말고 눈가주름!

우리 회사엔 꽤나 인상적인 외모의 직원이 있다. 미간에 미세하게 잡힌 주름으로 전체적으로 보면 인상쓰는 얼굴인데 항상 웃고 있다. 일명 웃상 이어서, 찌푸린 모습인듯 한데 가만 보면 항상 웃고 있는... 뭔가 오묘한 얼굴이다.


배우 라미란을 볼 때마다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특히나 입꼬리가 다운되어 있어 더욱 화가 난 인상인데 웃으면 그렇게 웃상 일 수가 없다. (요즘 응팔 숏츠를 그렇게 봐서 그런가...)


최근 들어 엄마를 보면 항상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이 있다. '왜 이렇게 인상을 찌푸려, 좀 웃어요'


나도 꽤나 나이를 먹었으니 우리 엄마의 '세월의 주름'은 얼마나 깊을까. 그러니 미간이며 이마며 입꼬리며 깊게 패인 주름에, 언뜻 보면 화 나 있는 인상은 어찌보면 당연할진데, 마주할 때마다 인상 찌푸린 모습에 기분 좋을리 없으니 괜한 타박을 하게 된다. 정작 엄마는 '내가 인상썼어? 가만히 있는건데'란 반응인데 말이다.


그러다 문득, 왜 엄마한테 인상 좀 펴! 라는 타박 아닌 타박만 하고 정작 엄마를 웃게 해드린 적은 있었나?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단 한번이라도 '엄마의 미간주름이 아닌, 웃으면 생기는 눈가주름'을 만들려고 노력한 일이 있을까, 최근 들어? 라는 생각 말이다.


우리 엄마도 우리 회사 직원처럼, 라미란처럼, 비록 찌푸린 인상이라도 나로 인해 웃상이 될 수도 있는데, 난 그런 노력없이 '인상 좀 펴!'란 말만 할 줄 알았으니 뭔가 크게 반성하게 된다.


미팅 끝나고 오다 버스광고에 붙은 라미란 얼굴을 보고 생각난 끄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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