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건가요?」 내가 대답했다.
「글쎄, 네가 더 이상 후회할 수 없단 게 죽음이라면, 죽은 게 맞겠지.」 신이 말했다.
「그러니 네 이야기나 한번 듣지.」 신이 다시 말했다.
「...저는」 내가 망설였다.
「...」 신은 기다렸다.
「..... 아..」 내가 떠올렸다.
우리는 백색 배경을 향해 걸음을 뗀다.
「...두려웠어요. 남겨진다는 게.」 내가 말을 잇는다.
「그래서 죽은 건가?」 신이 묻는다.
「......네..」 내가 두려워한다.
「남겨진 거라면 나도 꽤 해봤는데. 그게 그렇게 두려웠나?」 그가 되묻는다.
「.」 질끈, 나는 미간에 주름을 잡는다. 그리고 신의 멱살을 붙잡는다.
「...!! 당신이 뭘 안다고 마음대로 지껄이는 건데!」 꽤 오래, 나는 신을 향해 소리친다.
「글쎄. 내가 만든 게 너희라면, 꽤 많이 알고 있지 않겠나?」 기다리다, 여전한 표정으로 그가 말한다.
「...!!!」 소리 없는 외침. 나는 그것을 내뱉는다.
「그리고 너, 아직 죽지 않았어.」
".....!!"
미친 듯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는 자신의 허파. 흐릿한 시야 너머로 끊긴 밧줄이 보여온다.
"허억, 허억, 허억.."
일순 스치는 낯선 기억들. 그 결말을 떠올리고서야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마주한 텅 빈 천장.
그 익숙한 공허함에 조용히 독백을 겹쳐본다.
-죽지 않았어.
메아리만이 답할 뿐. 여느때와 같은 끝없는 고독함, 익숙하듯 그것을 향해 미소 지어 본다.
씨익-
그러나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사뭇 다른 감정.
그것의 이름은 알 수 없다. 그저 '구사일생이었다'라고 한없이 중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해볼 뿐.
투둑- 투둑-
눈물 몇개가 볼을 타고 허공을 가른다. 발치에 이는 차가운 진동.
"....!"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목소리조차 나오지 못해 입술만을 떨어대며 텅 빈 통곡을 했다.
그러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잔인하리만치 반가운 인생이 자신을 마주하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