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너머의 나, 그리고 <말랑말랑 박치기 공룡> 단단이와의 만남
다름에 주춤하던 때를 지나,
이제는 그 다름으로 부딪혀본다
변화라는 건 참 신기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어느새,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앞서는, 망설임 없이 도전하는 사람.
"부딪혀봐야 짠맛인지, 단맛인지 알 수 있다."
이 문장은 오랫동안 내 삶의 나침반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아무 연고도 없는 곳으로 나 홀로 유학길에 오른 것도 그저 그 세계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알 수 없는 세계를 향한 호기심, 그리고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항상 나를 이끌었다.
18살, 20살의 나는 세상의 모든 문을 두드리고 싶었다. 낯선 문화 속으로 뛰어들고, 혼자서도 용감하게 여행을 떠나고, 이름도 모르는 음식들을 망설임 없이 맛보았다. 모든 경험이 값진 보물이었고, 어떤 실패도 그저 또 다른 배움의 순간이었을 뿐이었다.
'안 될 거야'라는 말보다 '한번 해볼까?'라는 질문이 늘 내 입에 맴돌았다.
'안되면 어때? 해보는게 중요하지'. '안돼? 그럼 될 때까지 해보자'
이런 말들이 입에 붙어 살았다. 두려움이나 실패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은 애초에 내 사전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강물이 바위의 모서리를 다듬어가듯 세상의 크고 작은 풍파들이 나를 변화시켰다. 수많은 도전과 경험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실패들을 겪으면서 나는 어느새 둥글둥글한 조약돌이 되어 있었다. 한때는 거침없이 세상을 향해 달려 나갔던 내가, 이제는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조심스럽게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 앞에서는 망설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내가 이런 걸 시도해도 될까?"
이런 불안감와 두려움이 문득문득 고개를 드는 순간들이 생겼다. 예전에는 그저 뛰어들었을 일들을 이제는 이런저런 각도에서 곰곰히 생각하고, 때로는 아예 포기해버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는 그 두려움을 애써 뒤로 밀어두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지금 이 브런치 들도 나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다.
'내가 쓰는 이 글이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까? 전문가도 아닌데,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일단 한 번 써보자는 생각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아졌고, 소소하게 받는 작은 하트나 댓글 하나에도 예상치 못한 자신감이 생겼다. 한 편씩 완성해서 발행할 때마다 내 안에 용기가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이제 나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간 가슴 속에 품어왔던 일들을 세상에 꺼내보려고 한다.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르지만, 시작도 안해본 상태에서 미래를 왈가왈부하는 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덤벼보려 한다. 솔직히,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냐고
그런데 정작 나를 가장 설레게 하는 건 따로 있다. 브런치 글쓰기가 내게 자신감을 준 것처럼, 이제는 더 큰 도전을 향해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바로 사업이라는 영역이다. 사실 이것도 우연한 계기에서 시작되었다.
그런 나에게 최근 가장 큰 물음표는 '내가 해도 될까?'이다.
그저 지나가는 생각처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생각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주변인들에게 조심스럽게 꺼내보았을 때,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오? 신박한데? 오호~", "이렇게도 되는구나? 신기해!"
나는 오히려 놀랐다. 이건 굉장히 평범하고 별거 아닌 것 같았으니까...
내게는 그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것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나 신기하게 보였다니.
그 반응을 들으면서 문득, 이게 나만의 결이고, 내가 오랫동안 무신히 지나쳐왔던 특별함의 흔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에게 너무 익숙한 것들의 가치를 모르고 사는 건 아닐까?
내게는 당연한 시각이, 내게는 평범한 접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신선한 관점이 될 수다는 것을.
그런데도 나는 계속 물어왔다. '내가 뭐라고 이런 걸...', '나 같은 사람이 사업을...', '실패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목소리도 들린다. '그런데 왜 안 되는 거지?' '이걸로 정말 사업을 해볼 수 있는 건 아닐까?'
상표출원부터 사업투자 계획까지, 하나씩 준비하면서 나는 이 아이디어가 단순한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어쩌면 이것이 세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매번 시청자 입장에서 보던 샤크탱크 무대에 설 수도 있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문득 떠오른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아마 나도 그런 과정에 있는 거겠지. 내가 '평범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특별함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 특별함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어 한 번 부딪혀봐야 한다는 것을. 마치 어떤 그림책 속 공룡처럼 말이다.
<말랑말랑 박치기 공룡>의 단단이도 그랬다. 말랑말랑한 자기 머리가 부끄럽고, 운동회가 두려웠고, 박치기 대회에서 망신당할까 봐 도망치고 싶어 했다. '화산이라도 터져서 운동회가 취소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결국 친구들과 부딪히며, 그 말랑한 머리야말로 모두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 아이디어가 당장 사업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샤크탱크에 나갈 수 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여전히 두렵고,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부딪혀 봐야 알겠지. 짠맛일지, 단맛일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니까. 그리고 어쩌면 그 과정에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또 다른 가능성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단단이가 친구들의 다양한 머리를 경험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던 것처럼.
지금 이 순간, 나는 단단이와 같은 마음으로 서 있다. 말랑말랑한 마음을 안고, 조심스럽지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으로.
내일이 박치기 공룡 학교의 운동회! 친구들은 모두 신나게 연습하는데, 단단이만 시무룩하다. 포도도 으깨지 못할 만큼 말랑말랑한 머리 때문에 박치기 시합이 걱정되지 때문이다.
단단이 엄마는 "한번 부딪혀 봐. 생각지도 못한 즐거운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라고 격려해준다.
운동회 날, 단단이는 강력한 쿵쿵이와 대결하게 되고, 용기를 내어 부딪힌 순간 쿵쿵이는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단단이 머리 최고야!"라며 즐거워하는 쿵쿵이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친구들. 단단이는 친구들과 모두 박치기를 하며 각자 다른 특별한 머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친구들과 박치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단단이.
단단이는 또 운동회를 기다린다.
어른이 된다는 건 참 복잡한 일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의식하게 된다. 남들의 시선,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나?'라는 끝없는 의문들.
단단이가 자신의 말랑말랑한 머리를 부끄러워했던 것처럼, 나도 언젠가부터 나만의 독특한 관점들을 감추려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 '정답'이고, 내 방식은 뭔가 부족하거나 이상한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최근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했을 때, 그런 마음이 컸다.
'이런 단순한 생각으로 뭐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단단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평범하다'고, '별거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제로는 다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특별함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내 아이디어를 처음 들은 사람들의 반응이 그랬다. 내게는 정말 흔한 것이었는데, 다른 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에게 너무 가까이 있어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마치 숲속에 있으면 숲 전체를 볼 수 없듯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독특함과 특별함을 놓치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대신 남들이 가진 것만 부러워하며, 우리가 가진 건 별거 아니라고 치부해버린다.
단단이가 결국 박치기 대회에 나간 것처럼, 나도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제는 사업에도 도전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용기라는 것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이 있어도 그것을 넘어서는 선택이라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그 두려움 자체가 우리는 더 신중하게, 더 세심하게 만들어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작정 돌진하던 예전의 나와 달리,지금의 나는 좀 더 꼼꼼히 준비하고 더 깊이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단단이가 친구들과 박치기를 하며 각자의 다른 머리의 특별함을 발견했듯이, 나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사업을 준비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내 아이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제각각이었는데, 어떤 사람은 '실용적이다'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생각보다 재미있다'고 했다. 같은 아이디어를 보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지점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걸 보면서 깨달았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누군가는 의미를 찾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요소에서 다른 사람은 특별함을 본다는 것을. 그래서 나 혼자서는 절대 발견할 수 없었을 내 아이디어의 다양한 면들을 알게 되었다. 마치 거울이 여러 개 있어야 내 모습을 다각도로 볼 수 있듯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서야 내가 가진 것의 진짜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지금 나는 단단이와 비슷한 지점에 서 있지 않을까 싶다. 내 글이, 내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안다. 그 의문들조차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확신이 서지 않아도 괜찮다. 때로는 말랑말랑하게, 때로는 조심스럽게, 그래도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이고, 진짜 성장이라는 것.
이 작은 공룡 이야기가 가르쳐준다.
다르다는 건, 특별하다는 것.
부딪혀 보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
말랑말랑한 단단이처럼
우리도 오늘 한 번 부딪혀 보자.
<말랑말랑 박치기 공룡> 김혜인 作을 읽고...
글쓴이 │ 투유니즈맘 (Twoyooniiz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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