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던 시간을 지나, 나를 안다

뿅을 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감자감자 뿅!>의 작은 위로

by 투유니즈맘
우리의 '뿅'은 감출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빛나는 나의 한 부분이다.




감자처럼, 뿅을 안고 살아가는 법



미국 교환학생 시절, 나는 원어민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그 집은 '맛있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집이었다.

새로운 식당을 찾아다녔고, 맛있는 레스토랑에는 꼭 나를 데리고 가줬다.

물론, 기본적으로 햄버거는 언제나 whole 사이즈, 감자튀김은 triple, 밀크쉐이크는 Extra large였다.

홈스테이 아빠는 그럴 때마다 유쾌하게 외쳤다.

“This is the TEXAS style!”

말할 때마다 텍사스는 꼭 대문자였다.



그렇게 1년을 살았다.

기억 속 나는 늘 한 손에 햄버거를, 다른 손엔 밀크쉐이크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53kg였던 나는 74kg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인천공항 도착장에서 엄마, 아빠, 내 동생은 눈, 코, 입이 살에 파묻힌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때부터 내 몸 전체는 '감추고 싶은 뿅'이 되었다.

62kg까지 내려오기까지, 대인기피증은 나를 꽁꽁 묶어두었다.

밖에 나가는 것도,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두려웠다.

출국 전 몸무게로 돌아가기까지는 2년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지금은, 두 번의 출산을 경험한 몸을 품고 살아간다.

이젠 내 뱃살을 예전처럼 감추려 하지 않는다.

그냥 이 '뿅'도 내 일부라고, 말없이 끌어안게 되었다.

아이들을 품으며, 나를 품는 법도 배워가고 있다.

숨기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당당해도 되다는 것을 어쩌면 아이들이 가르쳐주었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내 안엔 많은 뿅들이 자라나지만, 이젠 가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래도 괜찮아. 이게 바로 나야.”



예전의 나를 생각나게 하는 그림책 <감자감자 뿅!>은 내외면의 감추고 싶은 비밀이나 고민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드러내는 감자의 이야기이다.

그림책 속 감자처럼, 나도 내 뿅을 숨기지 않고 살아가는 연습을 계속해 나간다.





감자의 작은 비밀, 그리고 깨달음



작은 감자의 몸 어딘가에 '뿅' 하고 무언가가 자라난다.

감자는 그것을 숨기려 애쓰지만,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처음 찾은 목욕탕, 감자는 깨닫는다.

모두가 저마다의 '뿅'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을.

숨기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배운 감자는,

조심스레 또 다른 감자에게 손을 내민다.





내려놓는 순간의 개운함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법



<감자감자 뿅>은 겉보기에는 단순한 어린이 그림책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그림책 속 감자는 어느 날 자신의 몸에 '뿅'하고 자라난 무언가를 발견한다.

뽑고 자르려 해도 계속 다시 자라나는 그 '뿅'은 우리의 결점, 단점, 혹은 콤플렉스를 상징한다.

그리고 감자처럼, 우리는 그것을 감추려 애쓴다. 마치 내가 거울 앞에서 뱃살을 숨기려 옷을 여러 벌 갈아입던 그 날들처럼.



감자는 비밀을 숨기며 편안함을 찾지만, 진정한 해방감은 오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마음 한켠에는 언제 들킬지 모른다는 불안이 자리하고, 그 불안은 우리를 더 작게 만든다.

나 역시 그랬다. 사람들의 시선이 내 몸에 닿을 때마다 움츠러들던 그 시간.



목욕탕이라는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감자는 비로소 중요한 진실을 깨닫는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뿅'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개운함'이 찾아온다는 것을. 그 장면을 읽으며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처음 목욕탕에 갔던 날을 떠올렸다.

출산의 흔적들, 늘어난 피부, 그리고 비로소 내려놓은 부끄러움.



이 작은 감자의 이야기는 귀중한 메시지들을 마치 따뜻한 손길처럼 우리에게 건넨다.


무엇보다 자기 수용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으며,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진정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감자가 자신의 '뿅'을 가리기 위해 애쓰던 모습은, 우리가 결점을 감추려 노력하는 모습과 얼마나 닮았는가.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나의 불완전함과 마주하는 그 순간들처럼.



또한 감자의 이야기는 취약함을 드러내는 용기에 대해 말해준다.

목욕탕에서 비로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낸 감자는 오히려 해방감을 느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척하는 가면을 벗어던질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오랫동안 참았던 숨을 내쉬는 것과 같은 편안함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이들과의 연대의 가치를 보여준다.

감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감자에게 손을 내민다.

"내가 함께해 줄게"라는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경험을 통한 진정성 있는 공감과 지지다.

그 말 한마디에 담긴 따스함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감자감자 뿅!>은 아이들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법'을, 어른들에게는 '오랫동안 감추고 살았던 나의 뿅들을 다시 들여다볼 용기'를 준다.

밤하늘의 별빛처럼 작지만 따스한 빛으로.



예전의 나라면 그저 귀여운 감자 이야기로만 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 작은 감자의 여정에서 내 삶의 모습을 본다.

유학 시절의 체중 증가로 생긴 내 '뿅'부터, 육아와 결혼 생활에서 만난 수많은 작은 '뿅'들까지.

어떤 날은 거울 속 나의 모습이, 어떤 날은 아이를 안아주며 느낀 내 몸의 부드러움이, 때로는 남편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이 - 모두 나의 '뿅'들이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목욕탕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말이다.

가끔은 일기장 한 페이지, 때로는 오랜 친구와의 대화, 혹은 자정이 지난 부엌에서 혼자 마시는 차 한 잔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깨닫게 될 것이다.

감추느라 애쓰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무거웠는지, 그리고 이제 그것들을 내려놓는 순간의 '개운함'이 얼마나 값진지.

마치 오랜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듯한, 그런 따뜻한 안도감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비밀을 마주하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되고,

마음은 더욱 가벼워질 수 있디.

오늘, 비밀 하나쯤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





<감자감자 뿅!> 재희 作을 읽고...








글쓴이│투유니즈맘 (Twoyooniiz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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