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로 다시 살아나는 인생, 그리고 앞으로 이어갈 길
문장 하나가 기억을 깨우고,
기억은 다시 문장이 된다.
처음부터 글을 쓰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육아를 하면서 언젠가는 나만의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필요하다는 절박함도 있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를 조금씩 시도하며 언젠가 수익이 생기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도전을 이어가다 보면 늘 같은 질문에 부딪혔다.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는 걸까?"
단순히 돈이 필요하다면 동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도 된다.
그런데 왜 굳이 시간을 쪼개가며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걸까?
곱씹다 보니 결국 단순한 진실에 닿았다.
나는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내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고, 누군가 들어주기를 바랐다.
"나 사실 이렇게 살아왔어. 육아에 지쳐 있지만, 그 안에도 나만의 이야기가 있어.
화려해 보였던 내 과거 뒤에는 말하지 못한 흔적과 상처가 있었어."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모습으로만 머물러 있을 사람이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채널에서 내 이야기를 풀어냈다.
현재는 유튜브라는 공간에서, 일상적인 순간은 인스타그램에서 나눈다.
그러나 가장 하고 싶은 말,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서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알게 된 곳이 브런치였다.
브런치는 글을 읽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었고, 누군가의 경험과 사연에 귀 기울이는 독자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에서라면 내 이야기도 궁금해해 줄 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에서 나의 삶을 이야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니 쉽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아이에게 읽어주던 그림책이 달리 보였다.
단순하고 짧은 문장 속에서 오히려 내 삶을 비추는 거울 같은 힘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었지만, 사랑과 우정, 성장과 이별 같은 주제는 나의 경험과 겹쳤다.
그림책은 가장 순수한 언어로 인생을 들려주었고, 나는 그 속에서 잊고 있던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그림책과 함께 쓰는 글쓰기를 시작했고,
‘그림책으로 읽는 내 인생’이라는 콘셉트로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다행히 한 번에 합격했고, 지금까지 스무 편이 넘는 글을 발표했다.
새로운 그림책을 펼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기억들이 살아나고, 그것들이 문장이 되어 독자에게 닿았다.
키보드를 두드리며 문장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이렇게 즐겁고 충만한 것임을 그제야 알았다.
무엇보다 내 글을 읽어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스물두 편의 글은 앞으로의 여정을 위한 초석일 뿐이다.
글을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된 지금, 나는 더 먼 꿈을 바라본다.
앞으로 브런치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보다 꾸준히 쓰는 것이다.
그림책 한 권, 한 권을 곱씹으며 내 이야기를 덧붙이고,
그 안에서 삶의 지혜를 조금 더 깊고 솔직하게 풀어내고 싶다.
언젠가 그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기를 꿈꾼다.
그것은 단순한 출판의 성취가 아니라, 내가 걸어온 시간을 존중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바람도 있다.
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위로를 받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용기를 얻는 것이다.
글쓰기가 특별한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만약 내 글이 누군가에게 “나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다.
브런치가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작가들의 꿈을 품어온 것처럼, 이제는 내 꿈도 이곳에서 한 뼘씩 자라나고 있다.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듯, 나의 글도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으로 닿기를 바란다.
그리고 또 다른 10년이 지난 뒤, 나는 이렇게 고백하고 싶다.
“브런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다리였습니다.
그 덕에 나는 더 큰 꿈을 꿨고, 이곳에서 한 뼘 더 자라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