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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③ 오늘날과의 연결고리

각자의 선택이 디지털 시대의 방향을 결정

by 블루스카이

우리는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와 두려움의 가운데에 서 있다. 150년 전 베세머 제강소가 하루 30톤의 강철을 생산하며 산업의 새 지평을 열었듯, 2024년 데이터센터는 하루 2.5엑사바이트의 정보를 처리하며 디지털 경제를 뒷받침한다. 이는 미국 국회도서관 장서량의 약 1만 배에 해당한다. 철강과 디지털 혁신은 효율성을 넘어 사회와 경제의 구조를 재구성하는 전환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플랫폼 경제, 포드주의의 디지털 재해석

베세머와 포드의 대량생산 모델은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구조로 산업화를 이끌었다. 이는 오늘날 플랫폼 경제와 유사하다. 소수의 디지털 플랫폼이 수억 명의 사용자를 연결하며 경제를 지배한다.


1870년 영국 대장간 2만 개가 1900년 200개 제철소로 압축되며 생산량의 80%를 담당했듯, 2024년 구글은 검색 시장의 약 90%, 메타는 SNS 시장의 약 60%를 점유한다. 아마존은 미국 전자상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기술 확산의 속도

베세머 제강법은 발명(1856년) 후 30년 만에 세계로 퍼졌다. 반면, ChatGPT는 2022년 11월 출시 후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마치 디지털 시대의 포드 모델 T처럼 확산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

▲ 2023년 3월 10일 파산한 실리콘 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 SVB), 출처 The New York Times

초고속 연결성은 시스템 위험을 증폭시킨다. 2023년 3월 8~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소셜미디어와 모바일뱅킹으로 예금 420억 달러가 급속히 인출되며 파산했다. 디지털 뱅크런은 1929년 대공황과 달리 단 며칠 만에 은행을 붕괴시켰다.


연결성은 디지털 경제의 혈관이지만, 그 혈관이 터지면 시스템 전체가 흔들린다. 또한, 데이터 독점은 개인정보 침해를 낳는다.


디지털 권력의 집중

철강 시대의 권력은 크루프(독일), 카네기(미국), 비커스(영국)로 분산되었다. 반면, 디지털 시대는 압도적이고 집중된 경제적 지배력을 보여준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의 시가총액 합계는 13조 달러로, 일본 GDP(4.2조 달러)의 3배다.


예상 밖의 연쇄반응

기술 전환은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낳는다. 베세머의 제강 기술이 건축과 교통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AWS)으로, 페이스북은 기숙사 프로젝트에서 30억 명의 소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역사는 마치 강물처럼 보이지만, 개개인의 선택이라는 물방울이 모여 흐른다.


디지털 미래의 선택

베세머의 제강이 마천루와 철도를 낳았듯, 현재의 기술 선택은 디지털 생태계의 미래를 형성한다. 디지털 기술의 방향은 정책과 윤리적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해 데이터 독점, 시스템 취약성,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철강이 산업을 일으켰지만 전쟁의 불씨가 되었던 것처럼, 디지털 기술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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