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운설 Mar 08. 2021

[유끼의 추억] 3. 환율, 불균형을 조정하는 마법사

스테이지 분석 사례 - (상) 인구 구조와 증시 성과

  [유끼의 추억 2 편]에서 스테이지와 글로벌 패션에 대해 간략히 논의하였습니다. 2 편에 인용된 자료와 전망치들은 2005 년에 작성되었습니다. 15 년 이상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전망이 어떤 결과를 보였는지 점검하려고 합니다. 틀린 전망으로부터 미래를 좀 더 근사하게 유추수 있 교훈을 얻을 거라 믿습니다.


1. 한국, 일본, 미국의 성장 엔진의 변화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 2015 년 전후를 정점으로 점 성장 동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장 엔진의 핵심이 2020 년 50 에서 2030 년에는 60 대로 옮겨지니 속한 노령화가 예견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출산율마저 낮아 다음 세대 점점 주는 역삼각형 인구 구조가 예상되었습니다. 따라서 2020 년대 국내 증시 기조적으로 상승하기에 벅차 보였습니다. 일본은 2000 년에 M/V 단계에 들어서서 2010 년대에 정점을 찍고 2020 년대에 추세가 조금씩 약화되리라 예견했습니다. 한국보다 10 년 가량 성장 엔진이 낮게 형성되어 노후화되는 추세라 장기 투자한다면 2020 년대에는 일본 시장이 나아 보였습니다. 양국과 달리 미국은 30 대 이하 계층이 지속적으로 두텁게 유지되리라 예상되었습니다. 2005 년 정도에 M/V가 종료된 다음 다시 30 대 후반에서 성장엔진이 두텁게 나오기 시작하니 2020 년대가 무난해 보였습니다. [그림 1 참고].  


  미국 인구 구조가 마름모 꼴의 이상형은 아니어도 성장 엔진아랫 세대가 두텁게 유지되는 이유는 아마도 미국에 유입되는 이민자들과 높은 출산율에 있다고 추정합니다. 여기에 유럽에 비해 미흡한 편이나 그래도 양호한 사회 보장 제도와 76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순금융자산의 존재도 한몫한다고 추측합니다. 미국 증시가 2010 년대에 글로벌 증시를 리드하여 많이 올랐다는 부담이 있는데요. 2020 년대에도 글로벌 증시를 이끌 쌍두마차 중 하나라고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림 1] 2005 년에 추정된 한국, 일본, 미국의 2020 ~2030 년 인구구조


  [그림 2]는 2020 년 현재 3 국의 인구 구조와 2030 년 전망입니다. 큰 추세로 보면 15 년 전 추정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동력을 잃는 노령화 사회에서 탈피할 징후가 보이지 않습니다. 다음 세대의 엔진이 보이지 않아 걱정입니다. 다만 30 ~ 50 대 인구가 핵심을 이루기 때문에 금융 자산 축적이 당분간 가능합니다. 2005 년 전망치에 비해 상황이 조금 나아 보여요. 위기 국면이 아니라면 증시가 예전처럼 2천 선 아래로 흐를 가능성이 희박하리라 기대니다.  일본도 한국과 비슷합니다. 여전히 2020년 대 초중반은 일본의 성장 엔진이 더 나아 보입니다. 일본의 노령층은 상대적으로 금융 자산을 많이 축적한 세대입니다. 국가 부채를 민간이 부담해 줄 여력이 충분하여 증시도 안정세를 유지할 공산이 큽니다. 일 기업 중 미래 성장 기술의 핵심 소재를 담당하는 기술력 있는 회사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미국은 이전 전망치에 비해 좀 다른 모습입니다. 30 대 이하 계층이 성장 엔진 세대보다 적어졌습니다. 그만큼 성장 엔진의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번 사이클이 끝나면 하락을 피할 수 없겠지만 여전히 글로벌 증시의 맏형 노릇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림 2] 2020 년 현재 한국, 일본, 미국의 인구구조와 2030 년 전망


2. 주요 신흥 국가의 인구 구조 추이


  한국은 누적된 금융 자산이 마침내 1,000조 원을 넘자 2006 년 적립식 공모 주식형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하게는 저금리, 저물가의 골디락스 환경과 중국의 과잉 생산과 미국의 과잉 소비가 글로벌 원자재 붐을 일으켰고요. 자연스레 이머징 성장이 글로벌 패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버팀목이자 바람잡이일 뿐 모두가 중국 굴기에 취해 BRICs에 몰려들었습니다. 한국도 2007 년 BRICs 펀드 광풍이 몰아쳤죠. 그 당시는 해외 주식을 직접 살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간접 투자만이 유일한 해외 투자 대안이었. 막대한 투자 자금이 달러로 바뀌어 송출되는 와중에 조선회사가 엄청나게 받아 논 수주 잔고를 헤징 하기 위해 달러 숏 포지션을 취한 사실을 간과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시중에 달러가 부족해지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은행들은 달러로도 모자라 엔화까지 차입하여 무분별하게 대출했지요. 원화가 끝없이 강세를 보이자 KIKO라는 악마의 디테일을 숨긴 고위험 금융 상품이 외화 헤징 상품으로 포장되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습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이 화룡정점을 찍었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든 어떤 자산이던 고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인사이트 펀드'를 내놓았는데요. 판매 3 주만에 3조 원이 넘는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미래 자산 또한 브릭스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집중 투자했었죠. 2008 년 서브 프라임이 터지자 1929 년 대공황을 방불케 하는 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미국 증시가 50% 넘게 빠졌으니 신흥국 증시야 오죽했겠습니까.


  2007 년 해외 펀드가 성황리에 팔릴 무렵 컨센서스 대세는 브릭스였습니다. 브릭스란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을 일컫는 당시의 신조어였어요. 신흥국 투자는 이 네 나라를 능가할 나라가 없다는 거.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정황 중국만이 그나마 장기 투자에 합한 반면 나머지 3 개국은 매우 위험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베트남 펀드도 인기 몰이를 하였는데 베트남 증시도 마찬가지라고 여겼고요. 거품이 꺼지면 처참한 결과를 맞이할 거라고 보았습니다. 당시 가 다녔던 운용 회사의 마케팅 전략회의 석상에서 운용팀장으로서 해외 펀드를 출시한다면 지역으로는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섹터로는 동남아 소비재를 핵심 키워드로 삼자고 제안했습니다. 근거는 오직 단 한 가지였어요. 인구 규모와 구조, 1인당 GDP 수준의 상식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신흥 시장에서 이 지역 이상의 안정성을 띤 지역, 국가가 없으리라 단정했습니다.   


[그림 3] 2005 년 당시 주요 국가의 스테이지에 대한 전망  


  세간의 평과 달리 제가 중장기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 인구 구조를 살펴본 결과 그나마 중국만이 당시 투자할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브라질 장기 성장 엔진이 탁월했지만 본격적으로 엔진에 불이 붙을 시기가 2015 년 이후라 2007 년은 너무 일러 보였어요. 러시아는 1 차로 형성된 엔진이 저무는 중이었고 인도는 성장 엔진이 영유아에서 이제 막 장착되었는데 높은 출산율로 2030 년 전망도 2015 년 추이와 다르지 않았던 상황입니다. 유동성 랠리로 글로벌 붐이 끝나면 가장 위험한 투자 중 하나로 예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림 4] 2005 년 당시 추정된 BRICs의 2005 ~ 2015 년 인구 구조


  최근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선진국에 비해 역동성 있는 신흥국이라 그런지 당시 전망과 약간 차이가 납니다. 노령화가 이제 사회 문제화되는 중국은 아직까지 성장 엔진이 식지 않았습니다. 흐름 2030 년까지 여전히 유망해 보여요. 단지 30 대 이하가 한국처럼 빠르게 줄어드는 모양새가 문제입니다. 가구당 1 명으로 제한되었던 출산 정책이 이제 2 명으로 완화되었으니 그 효과가 언제 나올지 지켜합니다. 러시아는 큰 틀에서 기존 전망치 예상대로 30 대에 엔진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푸틴의 장기 독재와 부정부패 등 정치적 리스크가 경감된다면 앞으로 유망한 투자처로 부상되리라 기대됩니다. 가장 크게 변한 나라는 인도입니다. 당초에는 30 년대에도 성장 엔진이 붙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었는데요. 15 년 동안 확연하게 성장엔진이 형성되었어요. 물론 아직은 성장 엔진이 10 ~20 대에 머물러 있어 30 년대 넘어서야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는 견해는 동일합니다. 아직까지 인도는 글로벌 패션에 종속될 증시입니다.


[그림 5]  2020 년 현재 BRICs의 인구구조와 2030 년 전망


  이제 여타의 신흥 국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투자 대상국이 아니지만 같은 한민족이라 언급합니다. 한국보다 영유아 층이 두터워서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고립 경제에서 독자 생존하기에 2,600만 명 인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우리 사회도 다음 세대가 취약하고요. 여전히 남북한이 경제 협력을 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입니다. 베트남은 전술했듯 성장 엔진 모양이 양호합니다. 그러나 다이내믹스로는 2020 년대에서야 투자가 가능한 흐름으로 전망되었습니다. 당시에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투자하기 적합한 나라가 바로 태국이라 손꼽았어요. 2020 년까지 인구 구조가 매우 이상적입니다. 인구도 7천만 명을 상회하여 내수만으로도 버틸 수 있습니다. GDP 규모로도 어느 정도 소비가 가능한 나라였고요. 인도네시아는 베트남보다는 늦고 인도보다는 빠른 신흥국이라 2030 년대가 주목될 걸로 가정했습니다. 이런 요지에서 브릭스보다 동남아 지역이 해외 신흥 시장으로 투자 가능하리라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림 6] 2005 년 당시 추정된 북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의  2005 ~ 2015 년 인구 구조


  지금도 2005 년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태국이 가장 투자에 적합한 나라입니다. 베트남은 이번 버블 사이클이 지나면서 2020 년대 중반 본격 투자해야 할 국가라고 예상합니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가 빠르게 인구 구조가 나아지고 있습니다. 피라미드에서 종 모양으로 영유아 양육 부담이 완화되었어요. 그림은 없지만 말레이시아 역시 20 년대에 투자를 해야 할 곳 중 하나입니다. 폴란드, 체코 등 2005 년 당시 신흥 시장에서도 투자 위험이 커 프런티어 마켓이라 불리던 동유럽 국가들이 EU의 핵심 생산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인구 구조도 전성기를 향해 달리고 있고요. 따라서 동유럽도 주목해야 할 지역입니다. 2030 년대 신흥국 투자는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그리고 동부 유럽이 유망하리라 전망합니다.

 

[그림 7] 2020 년 현재 북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의  인구 구조와 2030 년 전망


3. 주요 신흥 국가의 증시 성과 추이


  이들 나라의 15 년 동안의 증시 성과는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과연 인구 구조와 스테이지가 제대로 장기 증시 추세를 제대로 예측했었을까?


  브릭스 국가 중에서 지난 15 년 동안 성과가 탁월한 국가는 예상외로 인도 센세스 지수입니다.  그다음이 브라질 보베스파, 뒤를 이어 러시아 RTS이고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가장 부진했습니다.  2007 년 최고점 대비로도 그렇고 2008 년 최악의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라! 인구 구조로는 중국이 제일 양호하고 인도가 가장 좋지 못하다고 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네요. 이래서야 스테이지와 인구 구조 로직으로 장기 투자하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할 수 있나?


[그림 8] 2007 년 이후 BRICs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전


  다른 신흥 국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브릭스보다 양호했습니다. 당시 브릭스 증시만이 유일한 투자처라고 믿었던 시장 예상과 상당히 다른 결과입니다. 다행히 타이완, 태국이 차라리 낫다고 본 제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들어가면 고개가 갸웃거릴 부분도 있습니다. 인구 구조의 전망이 유망하아직 투자 시기가 아니라고 봤던 인도네시아가 가장 우수합니다. 성장 엔진과 스테이지에 가장 부합하다고 강조한 태국이 그 뒤를 잇습니다. 한국과 유사한 인구 구조를 지닌 타이완이 태국과 비슷한 성적을 거두었고요. 투자 리스크가 클 것이라 했던 베트남도 러시아, 중국에 비해 나은 모습입니다. 브릭스보다 나은 국가들이라 예상한 건 맞았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리스크가 크다고 예상한 것과는 결과가 꽤 다릅니다. 당초 기대와 다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구원 투수가 등판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림 9] 2007 년 이후 베트남,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전


  이제 마법사를 소환하겠습니다. 환율이라는 마법사입니다. 앞서 G/B 시대는 기축통화에 대해 자국 통화가 약세이고 G/G 단계에서는 강세라고 했습니다. 해외 금융 상품을 사기 위해서는 원화를 현지 통화로 바꿔야 합니다. 현지 통화로 바꾸려면 중간에 달러가 가교 역할을 합니다. 위안화로 예를 들겠습니다. 은행은 보통 원-위안화 기준환율을 고지합니다. 시세가 대략 1 위안화 당 174 원 합니다. 여기서 원- 위안화 가격이 아무렇게나 정해지지 않습니다. 원-달러 환율 1,132.96 원과 달러-위안 환율 6.51 위안을 감안하여 원 - 위안화 환율이 정해집니다. 우리가 해외 펀드를 사기 위해서는 원화를 현지 통화로 바꿔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해외 펀드를 해지하여 투자금을 회수할 때도 현지 통화를 원화로 다시 바꿔야 해요. 이 모든 과정에 달러가 자동적으로 개입합니다. 달러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지수가 오른 폭보다 해당 국가의 통화가 달러에 대해 더 약세였다면 환차손이 발생하고 그만큼 투자 수익에서 손해가 일어납니다.


  달러 가치로 수정한 증시 성과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2005 년 말 기준으로 중국이 280 % 올라 가장 성과가 좋았습니다. 인도가 230 %로 좋았고 브라질, 러시아가 각각 40 %, 30 %로 비슷했습니다. 07 년 전후 고점 대비로는 인도가 가장 괜찮습니다. 현재 지수가 고점 대비로도 30% 이익이 났습니다. 중국은 고점 기준으론 아직 -31% 손실 상태입니다. 앞서 브라질 지수는 자국 통화 기준에서는 07년 고점 대비 +79% 이익이 났었지만 달러로 수정한 결과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만큼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폭락했다는 뜻입니다. 브라질 채권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헤알화 폭락으로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원금의 20~30%를 손해 본 것과 똑같습니다. 환율로 조정한 실질 투자수익률에서 인구 구조가 가장 좋았던 중국이 2005 년 말 기준 성과가 가장 좋았고 최고점에 투자했더라도 브라질, 러시아보다 상황이 나은 걸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지수 최고점에서만 아직 (-)인데요. 이것도 사실 중국이 2006 ~ 2007 년 다른 나라에 비해 증시 버블이 심했던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당시 1 년 만에 시장 전체가 450 % 올랐으니까요. 특정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가 1 년 사이에 450 % 오를 정도의 버블을 이겨내고 지금의 지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브릭스 사례에서 우리는 신흥 시장은 투자 시점을 잘못 잡으면 장기 투자를 해도 (-)가 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유망하다는 컨센서스가 언제나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을 시사해줍니다.


[그림 10] 2007 년 이후 BRICs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후



  다음으로 베트남,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증시도 달러로 환산한 수익률을 점검하겠습니다. 2005 년 말 기준으로 환율을 감안해도 인도네시아가 가장 성과가 양호합니다. 태국과 타이완이 그 뒤를 잇습니다. 베트남이 160 % 올라 가장 덜 올랐습니다. 그러나 2007 년 전후 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태국과 타이완 성과가 가장 좋습니다. 베트남은 고점 대비로 보면 아직도 -30% 손실 상태입니다. 그만큼 환율이 하락한 것이죠. 그래도 버블이 한창인 고점 부근이나 2005 년 말 기준에서 전반적으로는 브릭스보다 이들 4개 국 성과가 더 낫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고 항상 위험하거나 수익이 덜 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중국, 타이완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G/B 단계이고 그나마 태국이 인구 구조상 가장 안정적인 시장이었습니다.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남들이 다 좋다고 흥분할 때 오히려 조심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남들이 곡소리 낼 때가 진짜 리스크를 체크하고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 브라질을 제외하면 환율을 감안해도 위기 당시 저점에서 투자했을 경우 대략 3배 언저리의 투자수익을 올렸을 테니까요.  


[그림 11]  2007 년 이후 베트나,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증시 성과 추이 - 환율 조정 후


  신흥 시장의 인구 구조와 달러로 조정된 성과는 대체로 좋은 스테이지에 있는 국가의 성과가 좀 더 안정적이었습니다. 최악의 경우 고점에서 투자를 했어도 만족할만한 절대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그래도 신흥국 투자에서 투자 시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점을 예측할 수 있다면 장기 투자가 가능하며 종목 투자와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대체로 남들이 더 간다목소리를 높이면 조용히 발 뺄 시점을 잡아야 합니다. 반대로 투자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에 어깨가 쳐질 즈음에 리스크를 제대로 체크하고 과감히 투자해야 할 시기입니다. 브라질을 제외하고 환율을 감안해도 위기 당시 저점에서 투자했다면 대략 3배 언저리의 투자수익을 올렸을 테니까요.  

        

4. 스테이지와 패션이 주는 투자의 시사점


  글로벌 경기와 증시는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투자자들이 패션이라 인식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대동소이하게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스테이지가 사이클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좋은 스테이지와 강력한 성장 엔진을 장착한 국가는 위기 국면에서 다른 신흥국보다 위험이 덜 하고 복원력이 우수합니다. 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할 체력도 충분하고요.


  해외 기업 직접 투자가 가능해졌습니다. 개별 기업에 관심이 많고 해당 기업을 어느 정도 꼼꼼히 리뷰할 수 있거나 유튜브 등 공개된 투자 정보를 잘 활용하시는 회원분들은 쉽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다만 투자를 한다면 리스크가 적은 선진국 기업 혹은 성장 스테이지가 펼쳐지는 국가의 업종 내 1 등 기업, 혹은 우량 기업으로 한정하시기 바랍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원하는 분에게는 신흥 시장의 대형 우량주 내지 선진 시장의 성장성이 충분한 중소형주 투자를 추천합니다. 위험-수익 프로파일이 비슷하리라 여겨집니다만 두 가지 유형의 성과는 환율에서 엇갈릴 수 있습니다. 투자 기간으로 예정한 기간 동안 달러화 대비 현지 통화 가치를 예상하고 투자하셔야 합니다.


  은퇴 자금을 관리할 목적으로 해외자산에 배분을 한다면 적어도 2/3 가량은 선진국 시장에 노출해야 합니다. 글로벌 경기가 선진국에 연동되고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익의 절대다수가 선진국 기업이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해외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원화 가치를 헤징 하기 위해 달러 자산을 사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아무리 특정한 신흥 국가 유망하고 좋은 스테이지라고 해도 전재산을 여기에 올인하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원화 자산을 변동성이 큰 다른 이머징 자산으로 대체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예측이 틀릴 경우를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향후 5 년 정도 여전히 중국 증시가 유망하다고 판단합니다. 10 년 이상 투자하고 있는 펀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펀드 비중을 20~30% 이내로 관리 중입니다. 특정한 컨트리 펀드는 종목 투자보다 수익성이 낮더라도 디폴트 리스크가 없어 경제 위기에 자금을 더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금융 위기에 다들 자신을 잃을 때 자산배분으로 활용하기에 용이합니다.


  환율 헤징 여부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머징 통화를 달러 헤징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상상 이상입니다. 지금의 초저금리 환경에서도 인디아 루피화를 1 년 동안 헤징 한다면 아마 5 ~ 6 % 가량 들 겁니다. 10 년을 헤징 한다면 60 % 수익이 나야 본전입니다. 신흥 시장일수록 그리고 장기 투자일수록 대가가 큽니다. 선진국보다 높은 신흥 국가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이죠. 해외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투자 시에 저는 달러 헤징을 비추합니다. 우리가 특정한 국가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 펀더멘탈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성장하는 스테이지에서는 더욱 그러하죠. 이런 나라들은 대체로 장기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설사 달러에 비해 약하더라도 원화에 비해서는 강세를 보일 겁니다. 장기 성장성이 한국보다 높으니까요. 가급적 장기 투자를 전제로 G/G 시기가 펼쳐지는 신흥국이라면 현지 통화에 노출된 펀드에 투자하거나 주식 투자 시 달러 헤지는 피하기를 권유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구 구조가 주는 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전히 동남아시아 인구 다이내믹스가 양호합니다. 이머징 프런티어를 벗어나 G/B 시대 중후반으로 넘어가거나 G/G에 육박하는 나라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베트남 투자를 22 ~ 23 년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주식 시장의 성과는 베트남 동화의 가치 하락으로 상쇄되었습니다. 수년 전 베트남 아파트 투자 열기가 높았는데요. 과연 성공한 분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이번 상승 국면이 마무리된다면 베트남 통화는 재차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 지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의 성장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이들 지역에서 떠오르는 성장 산업의 일등 주식은 장기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남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SE, 남미의 아마존인 MERI 등이 있습니다. 밸류에이션이 높고 최근 1 년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지금의 거품이 어느 정도 해소될 앞으로의 하락장에서 잘 사놓으면 장기 투자할 가치가 충분할 거라 여깁니다.    


 다음번 [스테이지 분석 사례 하편]에서는 M/V 시대 이후 전개될 스테이지에 대한 예상과 베트남과 인도 사례를 좀 더 분석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끼의 추억] 2. 스테이지와 패션을 구분하자(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