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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달리기 결산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조아

올해 5월, 283K를 달리며 매월 달리기 마일리지 200K 이상 달라자고 마음먹었던 나에게 부상이란 시련이 찾아오면서 6월에는 달리기 마일리지 200K를 달성하지 못했다.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조금 회복되었지만 다시 달리면 또 통증이 올라오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7월을 보냈다.



결론적으로 7월에도 달리기 마일리지 200K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무더위와 싸워가며 달릴 수 있는 체력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러너에게 여름의 무더위는 추위보다 참을 만하기에 상대적으로 덥지 않은 새벽 시간에 주로 달렸고, 땀으로 샤워하는 기분을 종종 느낀다.



달리기 고수분들은 달리다가 통증을 느낀다면 즉시 중지하라고 조언하시지만 일단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의 소유자인 나에게 달리기는 물론 무엇인가를 하다 멈추는 것은 엄청난 고통과 찝찝함을 남기기 때문에 달리기를 멈출까 고민하면서도 일단 참고 달려보자는 곰과 같은 미련함이 튀어나올 때가 더 많다.



이렇게 통증을 참아서 부상을 키울 수도 있겠지만 골절이나 피가 나서 급히 지혈을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니면 굳이 멈추고 싶지 않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상 완주를 하기 전에 멈추는 것은 포기라고 생각하기에 숨이 차거나 힘들면 페이스를 늦춰서 호흡을 조절하곤 한다.



매년 여름만 되면 역대 최악의 더위라는 뉴스를 종종 보게 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도토리 키 재기이다. 여름은 그냥 덥다. 유럽과 도쿄는 40도가 넘는 한증막이라고 하는 뉴스를 보면서 물론 섭씨 40도가 넘는 더위를 아직 체험해 보진 못했으나 36도나 40도나 거기서 거기 아닐까 생각한다.



간혹 차를 타고 가다 보면 한낮 더위 속에서도 달리는 분을 볼 때면 존경을 넘어 위대함을 느낀다. 이런 러너의 발뒤꿈치라도 따라가고 싶은 심정으로 상대적으로 선선한 새벽에 무더위와 통증의 이중고 속에서 달리기를 했고 187.2K를 달렸다.



7월의 마지막 날, 런데이 마라톤 하프 코스를 했으면 200K를 달성할 수 있었겠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닌 평일, 하프 마라톤 훈련을 할 여유도 없었고 통증이 올라와 장거리 달리기를 할 수 없었기에 200K 달리기 마일리지 달성을 위해 용광로처럼 불타오르는 도전의 야욕을 잠재우기 위해 애썼다.



달리기 마일리지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달리기 경력 만 1년 차의 시간을 뒤돌아보면 장족의 발전을 했기에 아쉬움보다는 만족함으로 새로운 8월을 준비한다. 8월에는 1년 동안 벼르고 벼른 815런 도전에 기필코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와신상담의 마음으로 지난 1년을 보냈다.



지난 1년 중 7월은 통증으로 달리기 휴식기를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은 시간이다. 통증이 너무 심할 때는 5km의 거리도 달리기 힘들었지만 천천히 달리니 시간이 오래 걸렸어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나는 빠름을 추구하는 러너는 아니다. 물론 러너로 좋은 기록 달성을 위해 빠르게 달리고 싶지만 충분한 훈련도 없이, 심박수를 통제할 수 있는 몸 상태도 아니면서 무조건 빠름만을 추구하는 것은 완벽한 욕심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카본화에 대한 욕심도 버렸다.



미련 통수처럼 통증을 참고 달린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천천히 느리게 달리며 달리기의 감을 잊지 않기 위해 달리고 훈련했다. 통증을 피할 수 없는 러너의 숙명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금보다 더 귀한 2025년 7월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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