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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815런

훈련의 기준, 8.15km

by 조아

제80주년 광복절 밤 11시, <부단히런> 대장님의 SNS 알람이 와서 815런의 생생한 현장 행사의 열기와 열정적으로 달리시는 모습을 봤다. 정강이 통증이 올라와 광복절 당일 815런 미션을 하지 못해서 마음속의 갈등 속에 있었는데 이것을 보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안전상의 이유로 되도록이면 밤에 달리기를 하지 않는데, 이날은 예외였다. 이 순간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기에 무리해서라도 달려야만 했고, 부상을 무릅쓰고서라도 달리고 싶었다.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삶까지 포기하고 오직 대한의 독립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에 견줄 수 없다는 생각에 달리기로 광복절을 빛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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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웜업을 하고 평소보다 빠른 페이스로 달렸다. 이미 11시가 넘은 시간이라 여유롭게 달리면 시간이 지나버리기에 12시가 지나기 전, 8.15km를 달려서 광복절 당일 815런 미션을 성공하고 싶었기 때문이 덜 풀린 몸으로 부지런히 달릴 수밖에 없었다. 독립운동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오직 815런만을 위해 달렸다.



어두운 밤이라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일제 강점 시 우리 민족의 미래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우리 조상님들은 대한의 독립을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고 독립을 위해서 모든 것을 헌신하였다. 일제에 순응했던 무리들의 시선 앞에서도 불가능해 보였던 대한의 독립을 자신을 희생하며 묵묵히 씨를 뿌리고 그 싹을 두 손 모아 기다렸던 것이다.


1945년 8월 15일, 그토록 꿈에 그리던 대한의 독립이 찾아왔고 찬란한 조국의 광복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우익과 좌익의 분열, 반민족 특위의 제한적인 활동으로 친일의 역사 청산을 하지 못했으며 625 전쟁이 있어나면서 한반도는 한 번 더 분열되는 것도 부족해 일제가 값어치 있는 것을 찬탈해가서 남아 있지도 않는데 전국토가 초토화되고 세계적인 최빈국의 자리까지 떨어졌다.



제80주년 광복절을 맞이한 2025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위상은 80년 전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세계적인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하신 조상님들이 보시면 얼마나 기쁘실지 감히 추정조차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다. 안락함에 익숙해지면 이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원인을 까맣게 잊게 되는 것인 인간의 기억력이자, 그 기억력의 한계다.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라는 말이 더 이상 이 땅에서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과거 청산과 함께 조상님들의 정신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역사는 잊은 민족에서 미래는 없다"라는 역사적 교훈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광복의 기쁨을 누리며 지금의 안락함을 누리는 이 순간, 광복절을 기념하고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돕기 위한 2015년 815런 미션은 끝났다. 작년의 실패를 발판 삼아 올해 성공의 기쁨을 누린 후 통증으로 인해 3일의 휴식기를 가지고 한 번 더 8.15km를 달렸다. 습관적으로 설정된 거리, 8.15km를 달리며 광복절의 의미를 몸에 새기고 싶다는 욕망이 발현된 것인지도 모른다.


815런의 성공을 맛보며 10월에 참가할 예정인 울산마라톤 하프 코스 훈련에 집중할 것이다. 이제 15km 이상의 거리를 달리며 본격적인 대회 준비와 함께 정말 운이 좋으면 참가하게 될지도 모르는 JTBC 마라톤을 꿈꾸며 첫 마라톤 풀코스 훈련도 병행할 것이다. 이 훈련의 시작이 바로 8.15km가 될 것이고 월 마일리지 300km의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다.


달리기로 광복의 기쁨을 표현할 수 있다면 815런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무더운 여름, 달콤한 휴식을 선물하는 공휴일이 아닌 그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암울한 시대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이자 자신의 목숨을 내어던져서라도 기필코 쟁취하고 싶었던 해방된 조국의 모습, 꿈에도 소원이었던 대한의 독립이었음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기억을 더욱 가치롭게 만드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의무이자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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