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달리기 결산

한 뼘 더 성장한 시간

by 조아

어제 2025년의 달리기 흔적을 정리하다 아주 심각한 과오를 발견했다. 아무리 정신없이 보낸 12월이었다 할지라도 매월 시작할 때 지난달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냥 지나갈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늦었더라도 할 것은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지난 흔적을 찾아보았고 달리기 세계에서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어 기록하기로 했다.



25년 11월은 내가 러너에서 마라토너가 된 시간이다. 인생 첫 마라톤 풀코스, 그것도 우리나라 3대 마라톤 중 하나인 JTBC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며 심적으로 육적으로 열 뼘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5시간이 지나 겨우 완주하긴 했지만 완주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동안 온몸에서 뿜어 나오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기쁨을 온라인 러닝 크루 <부단히런> 가족들에게 전하며 수많은 축하와 응원을 들으니 기쁨은 배가 되어 절뚝이며 걷는 것도 즐거웠고 근육통의 고통이 훈장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더욱이 부단히런에서 활동하는 러너 중 처음으로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마치 하늘을 나는 것과 같았다.



혹자는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그게 뭐라고”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첫 달리기를 아는 사람들은 폭발적인 성장을 인정해 주셨고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함께 봐주셨기에 부단히런의 응원과 축하는 합당한 보상처럼 느껴졌다. 운 좋게 당첨된 JTBC 마라톤에서 완주를 했다는 것은 완주 이상의 의미로 내게 다가왔다.


처음이라 달리기 경험이 부족해 보급 전략이나 페이스 조절 등 많은 것이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고 근육 경련 속에서도 끝까지 걷지 않고 늦은 페이스라도 달렸던 마음가짐을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절대 걷지 않겠다는 다짐,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완주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이자 포기하고 싶은 순간 나를 붙잡은 힘이라고 생각한다.



JTBC 마라톤이 끝난 후 회복의 시간을 가지고 제주감귤 마라톤 하프코스에 참가하여 완주의 기쁨을 누리며 부단히런 제주 식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달리기라는 공통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이라 처음 얼굴을 마주하는 분도 있었지만 그동안 온라인상에서 자주 만났기에 어색함은 잠시뿐이었다. 함께 함의 기쁨과 즐거움을 누렸지만 하프 반환점을 돌면서 느낀 발목의 통증은 좋지만은 않았다.



24년 11월 3일, 인생 첫 마라톤 대회였던 전국사상에코마라톤에 다시 참가하여 1년 동안의 성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고 기록보다는 순간순간 찾아오는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는 점검할 수 있었고 24년보다 더 단축된 기록도 달성했다. 매주 대회에 참가하여 지친 몸을 달래며 회복에 집중했기에 거리를 조금씩 줄여서 달리기 마일리지는 좋지 않았지만 11월 한 달 동안 10k, 하프, 풀코스 대회에 모두 참가한 시간을 보냈다.


대회가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회 참가를 통해 나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어떤 훈련을 해야 할지 어떻게 달려야 할지를 배우며 되돌아보는 시간임을 느꼈다. 특히 나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나보다 편하고 즐겁게 달리시는 모습을 보면서 달리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하였고 정복의 대상이 아닌 누림의 대상임을 실천해야 함도 배웠다.


12월에도 몇 개의 대회가 남아 있지만 11월에는 오롯이 회복에 집중하며 한 해의 달리기 훈련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느껴 거리를 줄였지만 달리기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 열정은 절대 변함없도록 일상에서 달리기를 즐기며 누리는 태도를 유지할 것이다. 절대 잊을 수 없는 2025년 11월, 한 뼘 더 성장한 러너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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