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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12. 2023

2023 FIFA U-20 월드컵

축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한민국의 축구를 응원합니다

여자들이 싫어하는 3가지 이야기는 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이다. 아내가 나를 보며 참 독특하다고 말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결혼 전에도 그랬지만, 결혼 후에 더 심해진 것이 축구를 잘 보지 않고 축구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월드컵이나 우리나라 선수가 뛰고 있는 축구 클럽의 챔스전이면 누구라도 관심이 갈 법 한데 나는 별 관심도 없고 축구가 나를 자극하지 못한다.


 이강인이란 선수를 세계가 더욱 주목하게 만든 지난 U-20 월드컵 결승전도 예정에 없던 해운대 해수욕장 특설 응원장 바로 옆에 있었으면서도 응원단 속에서 응원하기보다는 경기를 보지 않고 마음속으로만 응원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 특히 폴란드 전 첫 골을 직관한 경험이 역설적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을 점점 줄여 나갔다. 아시아에서 도토리 키 재기하는 시절을 지나 세계의 강호와 맞붙어도 주늑들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2회 연속 4강에 진출한 어린 선수들의 저력을 보면서 또 다른 손흥민, 이강인 같은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축구를 알리고 우리의 축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예선부터 경기를 보지도 않고 하이라이트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더 성장할지 모르지만 나는 김은중 감독이 한국 축구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대전시티즌이란 시민구단에서 낭중지추의 모습을 보였던 그는 축구선수로는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한쪽 눈이 실명인 상태로 일반인의 경우도 생활이 힘들 것인데 빠른 움직임과 팀동료와 상대의 예상되는 움직임까지 봐야 하는 축구 선수에게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큰 악재이다. 하지만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그런 악재까지 극복하며 팀에서 국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지금 살아 계신다면 더 큰 일을 하실 것인데 생각만 해도 아쉬움만 더하는 폴란드 첫 골의 주인공, 고 유상철 감독님도 최근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김은중 감독님처럼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런 신체적인 약점이 주는 스트레스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축구선수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며 기라성 같은 존재로 성장한 아무도 모르는 고 유상철 감독님의 노력은 슛돌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어린 이강인 선수에게, 김은중 감독님의 노력은 이번 2023년 U-20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 성장한다는 말을 다시금 믿게 만들어 주는 이번 성과는 아쉬움보다는 4년 후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위대한 노력의 결과이자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축구 지도자로 더욱 빛나는 김은중 감독님의 역사를 응원하며 나도 나의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도록 나만의 노력을 계속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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