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이 2일이 되는 마법
지난 현충일, 순국선열의 희생을 생각하며 가족들과 잘 쉬었다. ’ 아빠와 놀이동산 함께 가기‘라는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교통사고 이후 가족 나들이도 다녀왔다. 운전하면서 통증이 느껴졌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분도 있는데 가족을 위해 이 정도는 참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진통제를 먹고 버텼다. 내일도 쉴 수 있기 때문에 부담 없는 이유는 현충일 다음 날은 창립기념일이다. 만약 2023년 6월 기준으로 만약 월요일인 6월 5일에 휴가를 사용했다면 전주 금요일 저녁부터 수요일인 오늘까지 5일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징검다리 황금연휴인 것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교통사고로 이미 연차를 많이 소진해서 황금연휴를 보낼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공휴일 다음 아쉬움과 부담감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을 보며 편하게 하루를 더 쉴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 외 딱히 하고 싶은 것은 없지만 한적한 카페에 앉아 책 읽는 행복을 느낀다. 며칠 전 창립기념일이라며 나를 놀리던 아내에게 똑같이 놀려주고 싶지만 두 번의 공휴일을 누리는 나에게는 그 놀림은 아무런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원래 창립기념일이 6월 7일이 아니었는데 브랜드 변경을 하면서 회장님의 결단으로 현충일 다음 날이 되었다. 창립기념일을 변경한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지만 공휴일을 두 번 느끼는 쾌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일 년의 농사 절반을 앞두고 있는 6월 초, 2일의 휴식은 지금까지 달려온 상반기를 정리하며 다음 하반기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또 가족들과 복잡함이 없는 한적함 속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
내년 창립기념일에는 보다 특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 아내와 미리 여행을 계획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내가 누릴 수 있는 창립기념일은 얼마 남지 않았기에 회사에 소속된 시간 동안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 회사를 떠나게 되면 매일이 창립기념일이 될 수 있겠지만 10년 이상 보낸 창립기념일이 휴식 이상의 무엇을 주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너무 과하지 않게 특별한 시간을 준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