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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24. 2023

점보 도시락 라면

크기보다는 의미를 보는 눈

 얼마 전 서울에 출장 왔을 때 선릉역 주변 식당의 가격을 보고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았다. 밖에 있는 사진과는 다른 음식이라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음식의 양도 얼마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가격은 15,000원을 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내 월급 빼고 모든 것이 다 오는다는 사실과 함께 다시 서울에서 근무하게 되면 점심 먹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도 점심은 도시락을 이용하기 때문에 음식 가격을 잘 모르지만 점심 한 끼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직장인의 낙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싼 점심 값이 정말 부담이 될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지갑을 닫아 유통가의 실적이 안 좋다는 보도와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소비자의 발길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할인 행사를 많이 하는 편의점으로 몰린다. 편의점 도시락은 김혜자, 백종원, 주현영 등의 유명인을 앞 세워 이슈를 만들고 영양까지 생각한 제품들이 즐비하다. 거기에다 각종 할인까지 더 해지면 정말 합리적인 가격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으니 혼자 사는 사람들이나 음식을 배달시켜 먹던 사람들도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코로나19 시간 동안 배달을 통해 많은 것을 했던 경험도 비싼 배달비와 양도 적어지고 가격마저 올라 버린 치킨을 선 듯 구매하기 어려워졌고, 편의점에서도 조작 치킨을 판매하기에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시락이란 용기면 8개 크기의 점보 도시락라면이 유행이다. 제조사나 유통판매사에서 이목을 끌기 위해 적게 판매하는 것은 아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뿐이라 판매가격이 8,500원인데 중고 거래 가격이 3만 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웃돈을 주고 서라도 구매하고 싶은 욕망이 있기에 제한적으로 공급되는 상품이 가치가 3배 정도 상승한 것이다. 일부 유투버들이 벌써 먹방 방송을 하여 더욱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지만 도시락이란 라면이 이번 기회를 통해 판매가 급증하거나 가치가 상승할 것 같지는 않다. 불황의 시기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라면도 가격이 많이 올랐기에 서민들의 사랑을 받던 예전의 라면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이 점보 도시락 라면을 한 끼에 먹을 수는 어려워 보이기에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용도보다는 다른 용도로 사용될 것 같다. 심지어 도시락 라면은 국내에서 최근 판매 순위에서 아래쪽에 있던 인기 있는 상품은 아니다. 하지만 전쟁 중인 러시아에서는 판매 1위를 하고 있는 필수 상품으로 마가진(러시아 슈퍼)에서 골든존에 진열될 것을 본 적이 있다. 도시락 라면에 국내산 마요네즈를 섞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하는데 한 젓가락 먹기도 정말 부담스러운 맛이었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잘 보이고 관심을 쉽게 받을 수 있지만 최악의 불황이라는 요즘 소비자의 진정한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전에 없던 것으로 라면 시장의 새로움이 사라진 요즘 솝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최적의 상품이다. 시대적 요구와 의미를 대신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가족들과 캠핑 가서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목에 받으며 단 한 번 먹기에 좋은 라면으로 엄청난 크기가 압도적인 라면이다. 일반적인 상품처럼 생산라인을 만들고 대중들을 위해 공급될지는 모르겠지만 진라면이나 신라면처럼 오랫동안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미지수이다.


 관심을 끌기 위한 크기보다 소비자의 진정한 니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상품이 불황의 시대에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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