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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ug 08. 2023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진장한 나로 살 수 있는 관계 만들기

나는 친구가 별로 없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교우관계를 맺어온 사람이 많은 아내는 늘 나를 보며 ‘왕따’라고 놀리지만 딱히 반박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주변인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성향이고, 난 주변인으로부터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성향일 뿐이다. 친구라는 것을 정의하는 방법에 따라 친구의 숫자가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친구는 단순히 아는 사람은 아니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어려움을 함께 하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관계에서 진정한 친구 관계가 형성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모두와 친해지기보다는 마음이 통하는 몇몇 사람과 친해지려고 했다.


 물론 나에게도 초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고 사람들이 있다. 정말 어리숙하고 철없던 시절을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 막역한 사이일 수도 있지만 몇 명을 빼고는 자주 연락하지 않거나 아예 연락을 하지 않고 서로의 소식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어릴 적부터 보아왔던 행동이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더욱 신봉하게 되었다. 특히 택시를 타면서 내가 내면 이따가 택시비를 준다는 말을 몇 번 했지만 단 한 번도 택시비를 준 적은 없던 사람은 나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해서 돈이 많다며 재벌이란 별명도 있었다. 이런 그의 태도를 알고 난 후로는 금전거래를 하지 않았을뿐더러 점점 거리를 두었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사는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른다.


 유년 시절 알고 지냈기 때문에 친구라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관계라는 것은 시간보다는 횟수에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에 오랜 시간 알고 지내 왔다고 해도, 자주 왕래하고 소통한 사람에게는 친밀감이 떨어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인맥을 관리할 때 간단한 안부를 전하는 메시지를 보내며 자주 소통하려고 하고, 혹여 먹고살기 바빠서 자주 연락을 못했기에 미안한 마음에 내가 당신을 잊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작은 선물이라도 주려고 한다.  관계에 있어서 자주 소통하며 왕래하는 것만큼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연락하고 선물을 주면 상대도 반응을 보이며 나에게 또 다른 자극을 주어 우리의 관계도 반응하며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기에 서로 집착하거나 의존하려고 하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또 다른 긍정적인 반응을 받으며 유지하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 싶게 만들었던 내 인생 최악의 연애에서 나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사랑받으려 하고 결혼을 목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상대를 정확히 보지 못했고, 상대의 필요를 채우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그것이 사랑의 전부인 양 나 스스로 착각하면서 상대를 사랑한다고 믿었고, 관계가 유지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인간관계에서도 선물을 주거나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해 가면서 상대를 채워주려고 하는 방법은 내가 재정적인 어려움이 닥치거나 정서적인 여유가 없게 되면 서로를 힘들게 하고 관계를 해치는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


 물질로 상대의 호감을 살 수는 있지만 마음을 얻기는 어렵다. 진정한 감정을 통해서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기에 소수의 사람에게 나의 진심을 전하려고 하고 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모두를 사랑하는 것을 선택해서 좁은 인간관계에서 점점 확장해 나가야 하는 나는 아직 모두를 사랑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 특히 편견 없이 공평하게 모두를 사랑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겠지만 나는 사랑을 위한 마음의 그릇을 만들고 있다. 그 그릇 안에 선한 영향력을 채우면서 세상을 보다 따뜻하고 감정적으로 풍요로운 곳이 될 수 있도록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 인간관계의 중심을 가지고 나를 힘들게 하고 어렵게 하는 관계를 피하고 정리할 수 있는 결단으로 타인으로부터 상처받지 않는 나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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