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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Nov 03. 2023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한탄대신 성장에 대한 분투로 맞이하는 오늘

 인간은 영원한 존재가 아니기에 시간의 흐름에 역행하지 못하고 점점 늙어간다. 생물학적으로 ‘노화’라고 표현하며 사실 인간은 생명의 출발점인 태어남과 동시에 노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경우 성장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노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DNA 말단, 텔로미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짧아지고 노화가 가속화되면 될 수로 짧아지는 속도 또한 빨라진다. 그 누구도 이런 노화라는 변화를 막을 수 없기에 영원한 생명에 대한 열망을 더 원하는 것 같다. 과거 최고의 권력을 가졌던 진시황도 영원한 삶을 위해 불로초를 찾았지만 그도 죽음의 인사를 거부하지는 못했다.


 문명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보다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나 오랜 시간을 살 수 있지만 여전히 영원히 살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어느 60대 백만장자가 젊어지고 싶어 20대의 피를 수혈받아 자신의 몸속 피를 전부 바꿨다고 하는데 수혈을 한다고 해서 젊어지지는 않는다.


 이런 유한한 인간의 시간은 얼마 남았는지 보다는 어떤 삶을 살아왔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인간을 살아가면서 업적을 이룩하고 흔적은 남기는데 그것만으로 인생의 가치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속담처럼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속에서 지금 내가 이룩한 것들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것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몰랐기 때문이다.


 인생은 무엇을 소유하거나 이룩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남기느냐에 대한 문제이며, 무엇을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가치가 달라진다. 논어에서 마흔에 미혹되지 않았다고 해서 불혹이라 불리는 마흔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도 중요하겠지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그것을 통해 나의 존재 이유와 인생의 가치를 남길 수 있는 무엇을 할지를 준비하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의지력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묵묵히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백 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마흔이라는 나이는 1/3 지점을 겨우 통과했을 뿐이다. 그래서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남은 시간에 대한 올바른 인생의 태도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아는 자세는 필수적이다.


 너무나도 빠른 변화의 속도 속에서 변하지 않은 가치를 추구하고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한 인생의 태도는 그 누구의 인생보다 더 가치 있는 인생을 만들어 줄 것이다. 마치 탄소가 땅속 깊은 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압력을 받아 단단해져서 다이아몬드가 되는 것처럼 인생의 시간 속에서 고난과 역경을 견디는 빛나는 가치가 필요하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죽는 것은 순서가 없기에 언제일지 모르는 최후의 순간에 후회하지 않도록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는 인생의 시간을 만들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책 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내면을 다스리고 그 흔적을 남기고 있기에 매일 한 뼘씩 성장하고 있는 나의 미래가 궁금하다.


 ‘죽을 때까지 현역’이라고 생각하며,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있는 나는 죽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하며 성장하는 나와 마주하고 싶다.


Confidam mihi ipsi et diligam.

- 자신을 믿고 사랑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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