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 더 월드, 여행의 묘미, 겨울방학 추천 영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서의 여행

by 조아

며칠 전 영화 <위시>를 볼 때 상영관 홍보 부스에 1월 상영 예정작을 전시하는 곳이 있었는데 아이가 유심히 보더니 이 영화도 보고 싶다고 했었다. 겨울 방학이니 그냥 다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알겠다고 무의식적으로 대답했었다.


아이가 선택한 영화는 <인투 더 월드>로 원제는 Migration(이주)인데 제목만 보아도 어떤 내용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책도 비슷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얼마 전 읽은 매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라는 책의 원제는 Reader, Come Home으로 강력하게 독자에게 호소하는 강력한 문장이다.


지난번 위시는 상영 시간에 맞추다 보니 자막으로 봐서 아이가 영화를 즐기기 조금 어려웠지만, 이번 영화 인투 더 월드는 더빙 상영시간을 고를 수 있어서 점심을 먹고 집 근처 영화관으로 갔다. 아내와 함께 보는 영화라 아이도 더 신난 표정이었고, 자신이 고른 영화를 본다는 사실에 더 만족하는 것 같았다.


원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영화는 철새(migatory bird)에 관한 내용으로, 처음에는 영화와 상관없는 미니언즈가 나와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아이와 아내가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할 정도로 영화는 재밌었다. 아이들 영화를 부모가 같이 보면 뻔한 스토리와 지루한 전개 때문에 재미없어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가족은 모두 재미있게 봐서 흡족하였다.


아이를 볼 때마다 신기하게 느끼는 점 중 하나가 아내의 유전자 50%를 받은 아이는 아내와 희한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영화를 볼 때마다 질문하는 것인데, 처남은 이런 아내의 행동 때문에 절대 영화를 같이 보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키고 있다. 영화 보는 것을 딱히 선호하지 않는 나는 옆에서 질문을 하는 뭘 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서 별 상관없지만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아내와 아이는 영화 보랴 질문하랴 영화 보는 내내 바쁜 시간을 보낸다.


영화를 보면서 아빠 오리 ‘맥’의 모습이 나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전 서점을 가는 일을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던 나 모습이 떠올라, 여행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즐기려는 모험의 자세가 하나도 없었던 과거의 나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 오리 ‘팸’과 같은 성향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면서 매년 어디론가 여행을 가는 내가 되었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면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임신 중 대만 여행을 갔던 아내의 성향을 너무나 잘 알기에, 우리 가족은 여행 가족이 되었다. 여행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기 직전 장모님, 아이와 함께 호주를 한 달 정도 여행하는 신기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귀국 후 며칠 뒤에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이 생겼을 정도이다.


아내 덕분에 ‘여행의 묘미’를 알게 되어, 이제는 내가 먼저 여행 가자고 제안하는 일도 생기면서, 매년 혼자 여행을 가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올해는 오랜만에 오키나와를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코로나19 이후 부산에서 출발하는 직항 노선이 없어져서 인천에서 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고민 중에 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것만 하는 나의 성향 때문에 아내는 나에게 여행지 선택권을 주지 않지만, 나는 오키나와와 삿포로를 매년 갈 정도로 한 곳의 여행지를 선호한다. 5월의 오키나와, 1월의 삿포로는 여행 최고 성수기로 이 기간을 피해서 가면 비용도 절약하고 조금은 더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항상 번잡하지 않은 때에 여행을 간다.

각자의 여행 목적이 있겠지만, 나는 여행을 가서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게 익숙한 환경을 떠나 낯선 곳에서 창밖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은 초기화되어 복잡함에서 탈출할 수 있다. 그래서 여행 후 돌아오면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내어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은 즐기는 것이라는 엄마 오리 ‘팸’의 말처럼 가족이 함께 하며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여행의 목적을 둘 것이다. 이 세상 어딜 가나 함께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은 가족이 주는 강력한 힘이다. 아이도 더 넓은 세상을 보면서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기회를 더 많이 누리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낼 것이다.


올해 가족 여행의 목적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올 것이다.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을 달성했기에 아이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를 찾고자 한다. 그런 최적의 목적지를 찾기 위해 아이와 더 많이 대화하고, 아이의 취향을 알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행은 취향의 종합선물 세트이기 때문이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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