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격증

작가 자격증을 기대하며

by 조아

지난주 목요일 퇴근하고 집에 오니 장모님께서 요리사 자격증을 받았다고 자랑하셨다. 사실 장모님께서는 한식, 중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이미 가지고 계셔서, 다른 자격증을 취득하셨나 생각했다. 옷을 갈아입고 와서 자세히 보니, 이미 가지고 계신 자격증이 아니라 종이에 그린 새로운 자격증이었다.

매일의 식사에서부터 아이의 즉흥적인 요청에도 즉시적으로 대응하셔서 아이가 원하는 반찬이나 간식을 만들어 주시는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인 자격증이다. 음식을 만드시는 솜씨도 뛰어나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시기 때문에 아이가 이런 자격증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장모님은 나와 아내를 반씩 닮아 중간이 없고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는 성향과 검증되지 않는 새로운 것에 대한 일방적 거부를 하는 성향이 합쳐져 유독 먹는 것에 있어서 까다로운 식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를 만족시키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이런 까다로운 식성은 아직 어려서 맵고 신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가끔 먹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반면 나는 미식가도 아닐 뿐만 아니라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라면 뭐든 먹는 성향이라서 먹는 것에 대해 큰 즐거움을 누리지는 않는다. 어릴 적 단 한 번의 반찬 투정으로 크게 혼난 이후, 모든 음식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편식 없이 잘 먹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반찬이 있지만, 차려주신 대로 먹는 것이 제일 좋고 편하다.


장모님의 자격증이 부러워서 나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니, 아이는 나에게 작가 자격증을 발급해 준다고 했다. 대신 조건이 브런치에 발행한 글이 1,000개가 되면 만들 거라고 했다. 기억력이 얼마나 좋은지 무심코 올해 나의 목표를 언급했던 것을 기억하고는 나름의 합당한 조건을 제시했다.


브런치 글쓰기 콘텐츠 1,000개가 자격증은 기준은 아니겠지만, 올해 나의 목표이며 동시에 내가 생각한 양의 글쓰기에서 질의 글쓰기로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이다. 1월 1일, 뱀사골 주변을 산책하며 작년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을 때 아이는 내 꿈에 대해서 물어보았고, 나는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었다.


작가면 다 작가지 좋고 나쁨의 이유가 있겠냐마는 내가 생각하는 좋은 작가는 독자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작가이다. 내 글을 읽고 공감하며 행동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에서부터 상처받고 위로가 필요한 경우 동일한 사례로 고통받고 회복된 과거의 내 경험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까지 다양한 영향력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좋은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에 매일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지만 나는 오늘의 나로 만족하지 않는다. 오늘의 노력이 축적되어 만나게 될 새로운 내일의 나를 기대하며 매일의 글쓰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당장 뛰어난 필력을 나타내지 못해도 오랜 시간 땅속 깊은 곳에서 시간과 압력의 싸움을 한 후 만들어진 다이아몬드처럼 내 글쓰기도 단단한 삶의 경험과 노력이 응축된 생산물이 되기를 희망한다.


올해 연말 아이로부터 받을 자격증을 기대하며 브런치에 글쓰기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심 자격증을 받을 생각에 기대도 되며 자격증을 받았을 때 어떤 글감으로 탄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내가 선물해 준 내 출간 책을 보물처럼 아끼는 아이에게 작가로 인정받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고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 가득하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며 우리가 꿈꾸는 공저도 언젠가는 현실화할 거라는 기대감이 매일의 글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이다. 자격증을 수령하는 날이 더 빨리 오도록 욕심을 부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이의 보폭을 맞춰가면서 글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아이와 함께 대화하면서 아이에게도 글쓰기의 묘미를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


나의 일방적인 강요가 아닌 아이 스스로 글쓰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 옆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면 아이 자신도 모르게 글쓰기의 매력에 빠질 것이라 믿는다. 아이가 살아갈 미래는 창의성이 더욱 중요시될 것이며, 글쓰기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창의성이란 무기가 될 것이기에 아이에게 글쓰기라는 유혹의 말을 전한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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