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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Feb 10. 2024

책 읽는 뇌

독서의 뇌가 필요한 이유

 요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일상의 즐거움으로 삼으면서 예전과 달라졌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아무래도 정적인 활동인 책 읽기를 하다 보니 내 행동도 정적인 취향으로 변한 것 같다. 그리고 생각을 해야 하는 글쓰기를 하니 더 깊은 고민을 자주 하니 욱하는 성격도 하루하루 다듬어진다고 느낀다. 특히 지독한 이과적 사고만을 했던 나에게 언어의 사용과 은유적 기법을 이용한다는 것은 꿈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로 매일 새로운 단어의 사용과 그 사전적, 문맥적 정의를 찾고 뜻을 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나 스스로 신기하게 느낄 정도이다.


 인간의 좌뇌와 우뇌가 서로 담당하는 영역이 다른 것처럼 이과적 행동을 할 때 내가 사용하는 뇌와 문과적 행동을 할 때 뇌의 활성부위가 다를 것이다. 언어의 생성과 표현 구사 능력을 담당하는 브로카 영역(Broca’s area)과 언어정보의 해석을 담당하는 베르니케 영역(Wernicke’s area)만 보아도 언어에서 비롯된 시각 정보와 그 정보의 해석 과정은 인간의 생각하는 특별한 능력을 더욱 고유한 힘으로 만들어 주었고,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시킨다.


 흔히 브로카 영역은 출력 과정이라 하고 베르니케 영역은 입력 과정이라 부르며 인간의 뇌에도 고유의 영역이 있음을  밝혀냈다. 인간의 뇌처럼 나에게 있어 책 읽기는 입력이며 글쓰기는 출력이기에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반드시 두 가지 함께 해야만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두 가지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책을 읽고 습득한 정보와 생각을 나만의 것으로 새롭게 만들어 내는 글쓰기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독서는 단순히 읽는 행위를 넘어 언어의 시각적 문자 정보와 청각적 운율, 그리고 공감각적 행위가 모두 합쳐진 종합적인 사고 과정으로 행동까지 변화시키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인간화의 과정이다. 그래서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며, 독서를 통해 인간의 능력을 발달시키고 인간만의 능력을 알게 하여 인간으로서의 만족을 느끼게 할 것이다. 하지만 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절대 이러한 만족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 만족의 존재 자체도 모를 수 있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난 행동은 신기하게도 스마트폰 사용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책을 읽고 글 쓰는 뇌가 영상을 보는 뇌와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물과 기름이 절대 섞이지 않는 것처럼 서로 양립할 수 없기에 각자의 뇌가 서로를 거부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책을 읽고 글 쓰는 뇌는 인간의 사고를 발달시키지만, 영상을 보게 만드는 디지털의 뇌는 인간의 사고를 제한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생각하는 힘을 잃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면 과연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생각 없이 누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며 문제가 생겨도 이를 분석하여 개선하려는 일체의 시도도 없이 기존에 행동하던 관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인류 문명의 발달 방향에 역행하는 처사일 뿐이다.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인간은 아널드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이 아닌 순응의 협상을 하려고만 할 것이다.


https://brunch.co.kr/@ilikebook/519


 인생을 살면서 배운 가장 큰 진리는 그 어떤 것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어떤 것을 이루고 싶다면, 노력하고 노력해서 목표에 다다르게 만드는 방법이 유일하다. 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어떤 분야든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만이 비결이라는 것은 강원국 작가님의 <강원국의 인생 공부>에서 인터뷰한 분들의 사례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독서도 마찬가지로 절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관찰한 아이의 독서 능력도 학습한 단어의 수와 개념, 사회적 관례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모든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거나 또는 존재하지 않으며 아이의 독서 발달과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내 아이도 독서의 습관을 가졌으면 하는 욕심이 있지만 강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가 매일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독서의 습관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독서하는 삶’의 묘미를 알고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몰입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특히 문해력의 소유자가 되어 인지적, 언어적, 감정적, 사회적, 교육적 요소들이 발현되어 스스로 독서의 기쁨을 누리며 프루스트 식의 ‘지고한 기쁨’이 있다면 그 기쁨은 분명 성장하는 인생으로 이끌어 주며 독서의 능력으로 주체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독서는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이 아닌 아이 속에 잠재된 능력을 일깨워주는 축복의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자연의 선물로 받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영혼을 바쳐 창조한 여러 세계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책의 세계다.

아이는 누구나 난생처음 석판에

글자를 끼적거리고 처음 글을 읽으려고 애쓰면서

아주 복잡한 인공적 세계 안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 세계의 법과 규칙을 깨우쳐 완벽하게

수행하는 데는 일생을 다 바쳐도 모자랄 정도다.

말이 없고, 글이 없고, 책이 없다면

역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인류라는 개념조차 없을 것이다.

- 헤르만 헤세


 내가 닮고 싶은 세 명의 작가 중 한 명인 헤르만 헤세가 전하는 독서의 의미를 곱씹으며 즐거움으로 하고 있는 독서의 행위를 보다 발전적이고 필수적인 행위로 인식하게 되었다. 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점점 인간만의 능력을 잃게 되어 미래 사회 속에서 표류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독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준비물로 그 가치와 의미를 전해야만 한다. 독서만이 살 길이고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람이 되어, 평생 독서를 통해 나만의 고유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존재가 되고 싶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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