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의 봄은 언제 오는가
‘여행’이란 단어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기대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매년 홋카이도의 눈을 보기 위해 항공사 어플을 조회해 보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서 그런지 높은 비용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이 돈이면 우리 아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데’라는 생각으로 더욱 주저했지만 아내가 이미 동의해 준 나를 위한 여행의 순간을 누리고 싶었다.
눈의 나라, 홋카이도의 매력이 지났다고 생각하는 3월 중순이지만 일기예보만 보아도 홋카이도의 날씨는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았고 심지어 눈이 오는 날도 있었다. 꽃피는 3월에 내리는 눈을 기대하며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렌터카, 숙소 등을 점검하며 여행의 첫날을 준비했다. 나는 보통 여행 출발하는 전날에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여행 첫날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최악의 컨디션으로 보내는 날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일찍 자고 일어나 평소보다 일찍 루틴을 해서 글쓰기 단톡방에서 운영하시는 작가님도 만나는 경험을 했다. 이런 새로운 경험은 마치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늘 익숙함에 젖어있던 나에게 변화의 단비 같은 시간이다.
정말 운 좋게 에어부산의 봄맞이 특가로 왕복 9만 원의 특혜를 누리게 되어 지금까지 홋카이도 여행 경비 중 가장 작은 예산을 사용하는 축복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입국 수속을 할 때 특가 상품에는 위탁수화물 비용이 별도라는 사실은 내가 지금까지 비싼 위탁수화물 사용료를 내었음을 알게 되었고 싸면 싼 이유가 있다는 세상의 진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
3월이면 꽃이 피고 봄기운이 만연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곳 홋카이도는 아직 겨울의 기운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쉬워함을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의 옷차림만 보아도 아직 겨울의 추위를 느낄 수 있고,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옷깃을 여미게 된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겨울도 이제 곧 봄의 기운에 밀려 겨우내 쌓였던 눈은 녹고, 눈 속에 감춰 있던 생명의 대지는 푸른 잎을 피울 것이다.
이런 변화의 순간에 홋카이도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이곳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홋카이도를 방문한 이방인에 불과하기에 현지인들을 존중하며 이들의 생활양식을 관찰할 것이다. 여행의 묘미는 떠남이 아니라 돌아오는 것에 있음을 알기에 홋카이도에서 무엇을 가지고 돌아올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여행을 해야겠다.
#몸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