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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다,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충전소

수소경제가 가져올 변화를 꿈꾸며

by 조아

이번 주 금요일 운전해서 원주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검사를 받아야 하기도 하고, 이동하는 중간중간 책을 볼 오량으로 대중교통을 알아 왔는데 환승, 대기 시간을 제외하고 편도 5시간 40분이 걸렸다. 이런 것을 볼 때면 대한민국 참 넓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서울을 갈 일이 있으면 보통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는데 기차나 버스를 타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운전 피로도 감안하면 하루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부담이 되지만 또 내일의 일정을 생각하면 1박을 하는 것보다는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장거리 운전을 했다. 보통 내연기관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장거리 운전에 대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수소전기 자동차의 경우는 이동 거리, 충전소의 위치, 충전소 운영시간, 운영 여부 등 출발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수소전기차를 운행한 지 3년 가까이 되는 요즘은 습관이 되어 있어서 출발 전 이동 거리, 경로, 수소충전 양 등을 고려해서 운전을 해서 불편함을 못 느끼는데 처음 수소전기차를 운전했을 때는 수소충전소가 문을 닫아 충전을 못 했던 일도 있었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충전하는 일 등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래도 이제 적응해서 괜찮지만 처음에는 괜히 수소전기차를 샀나 하고 후회한 적도 있었다.


원주로 출발하기 전 수소 잔량이 거의 없었기에 자주 가는 충전소에 가서 충전을 했다. 참고로 수소충전은 몇 리터, 몇 원의 충전이 아닌 가득 충전하는 방법만 있기에 평소에는 반 정도 사용하면 보충하는 식으로 충전을 했다. 요즘은 수소 가격이 올라서 만 원을 넘었지만 처음 수소전기차를 운전할 때만 해도 8천 원 정도 되어서 유지 비용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하면 정말 저렴하게 운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하이패스를 이용하면 통행료 50% 할인의 혜택까지 있어서 주말이면 절대 집에 있을 수 없는 우리 가족의 패밀리 카가 되었다. 업무 하면서도 공영 주차장을 이용할 때면 ‘친환경차’라서 주차 요금도 50% 할인되어서 주차비 부담도 줄여줬기에 내 입장에서는 수소전기차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요즘 수소충전 가격이 인상되어 마음이 아프지만 그대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운행할 때보다는 유지비가 덜 드는 것은 사실이다.



주유소보다 충전소가 1/10도 안 되는 수준이라 수소를 충전해야 되는 상황이면 늘 고민이 되는데 수소가 폭발할 수 있다는 오해 때문에 수소충전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을 보면 너무 아쉽다. 흔히 ‘수소폭탄’으로 알려진 수소는 삼중수소로 우리가 일상에서 알고 있는 수소와 중성자 개수가 다른 동위원소이다. 따라서 수소전기차는 움직이는 수소폭탄이 아니라 친환경 운송수단이다.


지난 정부 경제 정책으로 ‘수소 경제’를 주장했지만 수소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 진척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를 들어 수소충전소를 만드는데 30억 정도 든다고 하니 쉽게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공약대로 이루어지고, 소비자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수소 경제의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수소 인프라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대부부의 수소는 원유의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이다. 따라서 석유화학 단지가 있는 여수나 울산의 경우에는 충전소까지 직배관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도 있어서 8천 원 초반대의 가격이다. 석유화학 단지 인근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지만,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수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부산물과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수소 공급원은 물을 전기 분해해서 산소와 수소로 만드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가장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수소 생산법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만들어진 수소를 '그린 수소'라고 한다. 이렇게 그린 수소로 충전하는 곳이 국내에 단 한 곳 있는데 바로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충전소이다. 가격도 국내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친환경적인 충전소로 근처 음식물 처리 시설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이용해 만들어진 수소를 사용하기에 저렴하게 공급한다.


최근 부산에 있는 수소충전소가 여러 가지 사유로 금액을 인상해서 이동 경로 상에 있는 저렴한 충전소를 찾아 충전을 했는데 마침 금요일 원주를 다녀오는 길에 충주 바이로 그린 수소충전소가 있어서 방문했다.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있어서 거리가 좀 있었지만 원주로 출발하기 전에 충전한 곳보다 무려 kg당 1,700원이나 저렴한 곳이기에 약간의 이동 거리를 투자해서라도 여기에서 충전하는 것이 훨씬 저렴했기에 기쁜 마음으로 출발했다.



운영시간도 짧고 운영하는 날도 다른 곳보다 적지만 가격이 가장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해 원주에 살더라도 이곳에서 충전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 방문한 수소충전소 중 가장 저가를 자랑하는 곳이다. 부산 시내에 있는 충전소와 비교하면 무려 4천 원 이상 차이가 나기에 금액적인 부분만 비교해도 엄청나게 매력적인 요금이다. 심지어 개질 수소나 부생수소가 아니라 그린 수소이기에 친환경적이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충주뿐만 아니라 전국에 많이 생겨야 할 충전소 형태이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 보니 수소의 경제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수소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산업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수소는 승용차보다는 화물차, 기차, 선박 등 대형 운송수단에 적합한 에너지이며 발전소에서도 사용해도 경제성이 뛰어난 연료이다. 유럽에 수출한 대형 수소전기 트레일러가 많은 찬사를 받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교통 시스템의 체질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고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는 않지만 미래 세계 경제의 대권을 이끌어 가야 할 우리나라에 가장 좋은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수소전기차를 운행하는 경험이 수소 경제의 필요성과 도입을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게 만들어 준 것은 비단 경제적인 이유만은 아니다. 지구를 아프게 만든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화력발전소의 감소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더 이상 이산화탄소가 증가한다면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지구의 생명 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지구를 완벽하게 회복시킬 수는 없어도, 지구의 생명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느리게 만들 수는 있다. 오늘만 사는 편리함을 위해서 더 이상 지구를 병들게 하고,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땅을 황폐하게 만들 수는 없다. 인간의 몸도 자기 치유능력이 있듯이 지구도 자정능력이 있기에 지구가 보다 건강하게 숨 쉬도록 친환경적인 작은 선택을 모아 생명이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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