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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03. 2024

황토로 물든 삶

맨발 걷기라는 평생 습관 만들기

 요즘 글쓰기 다음으로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맨발 걷기이다. 집 근처 황토 맨발 길이 생겨서 거리적 이점도 있지만 요즘따라 심각하게 느껴지는 몸의 이상 신호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운동에 진심이 되어가고 있다. 여러 운동 중에서도 맨발 걷기가 가장 효율적인 운동임을 느껴서 평생의 운동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 중이다.

 나에게 현미 식물식과 황토 맨발 걷기를 아려준  자칭 맨발 걷기 박사인 아내에게 들었던 ‘소식다동’이란 단어를 다시 떠올리며 먹는 것과 움직이는 것에 집중한다. 하루 한 끼만 먹으면 너무 허기가 저셔 저녁을 안 먹겠다는 굳은 의지를 무색하게 만들었기에 저녁은 토마토로 허기만 달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미식가가 아니라 배고픔만 채우면 되기에 토마토 몇 알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느낀다.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내 성향이 급작스럽게 살이 찌는데 일조하는 것도 사실이라서 운동도 중요하지만 나는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하면 살이 빠졌더라도 금방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는 한다. 지금까지는 ‘거짓 배고픔’에 속아 위가 채워져 있더라도 무엇인가를 먹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매 끼니 먹었던 것을 기록하며 배가 찰 정도로 먹는 것을 자제하려고 노력한다.


 배고픔을 느낄 때면 빨리 먹을 수 있는 라면의 유혹을 뿌리치며 나는 배고프지 않다고 스스로 주문을 외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이미 뱃속이 꽉 찼지만, 계속 배고프다는 신호를 주어 과식을 하게 만드는 ‘거짓 배고픔’이 뇌를 속이는 과정인 것처럼 배가 고픈 상황이지만 배고프지 않다고 주문을 외우는 것도 동일하게 뇌를 속여 허기를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다.


 3일 정도 황토 맨발 걷기를 하니, 어지럼증도 줄어들고 뻐근했던 어깨 근육도 풀려서 몸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어제는 아침에는 아내와 함께 맨발 걷기를 했고, 저녁에는 장모님을 모시고 맨발 걷기를 하니 집에 오지 마자 피곤함을 느껴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오랜만에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만보계를 잘 보지 않는데 어제는 만 육천 보의 걸음을 걸었음을 알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매일 생존의 위협을 받았던 선사시대 인류는 수렵과 채집활동을 통해 과일과 곡물류의 식물을 주로 먹으며 매일 이만 보 정도를 걸어 다녔다고 한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당뇨, 고혈압 등의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도 적게 먹고 많이 움직였다는 것이 백낙환 이사장님의 ‘소식다동’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라고 생각한다.


 운동학이나 영양학적으로 보아도 섭취된 칼로리보다 소비하는 칼로리가 더 많으면 살이 찌지 않을뿐더러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 습관과 소식다동이 같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제 삼시 세끼라는 관념에서 벗어나 하루 10시간 정도의 강제적인 공복은 느끼며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야 함을 느낀다.


 새벽 글쓰기를 하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장모님께서 언제 글쓰기를 하는지 물어보셨지만, 글쓰기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내가 건강해야 글쓰기도 할 수 있고,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울 수 있기에 나는 황토 맨발 걷기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다.

 오늘 아침 곤히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워 같이 황토 맨발 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다음 주에 있을 가족여행 준비에 대한 대화를 하였다. 밤사이 차가워진 대지를 다시 뜨겁게 달구는 아침 태양의 기운이 풀에 전해져 내 발이 닿는 순간 그 열기가 내 몸에 전해짐을 느낀다. 늘 눈으로만 보았던 풀의 기운과 감촉이 이렇게 따뜻하고 부드러운지 처음 알았다.

 맨발 걷기를 마치고 발에 묻은 흙을 씻는데 황토로 물든 발을 보며 황토로 물든 삶을 꿈꾼다. 거친 흙을 다지고 다져 고귀한 백자를 만드는 도공의 손길처럼, 황토 맨발 걷기를 하며 내 삶도 황톳빛으로 물들어 갈 때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신체가 만들어질 것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건강하게 글 쓰는 삶을 살기 위해 내 발을 황토로 물들일 것이다.


#맨발걷기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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