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 프롤로그
꿈속에서 그리던 6년 만의 방문
아내와 결혼한 후 신혼여행을 시작으로 나의 여행 사랑은 시작되었다. 순도 100%의 집돌이가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한 이유는 모두 아내의 덕분이기도 하지만 낯선 공간이 주는 새로움은 그 어떤 자극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선했기 때문에 여행의 매력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여행하는 사람은 현명하다”라는 문장은 언제나 여행의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에도 이런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으며 내가 사는 곳을 떠나 낯선 곳을 일부러 찾아가며 그곳의 절경과 맛집,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신선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치열하게 살고 금요일 퇴근 이후부터 월요일 출근할 때까지 집에 있지 않을 정도로 여행의 진심인 가족이 되었다.
아내의 여행을 대하는 마음에 동화된 나도 나였지만, 아이도 여행을 즐기며 여행을 대하는 자세가 아내와 나를 닮아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 가족은 항상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한다. 따로 또 같이 가는 여행 중에 보고 들으며 느끼는 모든 것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채워주고,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을 알게 만드는 여행의 시간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전까지 여행의 매력을 모른 채 살았던 시간이 억울해서 더 열심히 여행을 가려고 노력한다.
아내는 여행에 진심이며 여행에 대해서 관대하다. 유부남이, 아이 아빠가 상상할 수 없는 홀로 여행을 언제든지 허락하는 아내 덕분에 매년 홋카이도로 오키나와로 여행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여행 메이트인 선배님과 갔던 홋카이도를 가족들과 함께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것처럼 오키나와도 내가 먼저 가보고 너무 좋아서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오키나와의 자연을 즐겼다. 아이가 어렸기에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때 찍은 사진을 볼 때면 다시 오키나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19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여행길을 멈추게 했기에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다. 3년이란 시간 동안 전 세계의 비행 길은 변했고, 김해국제공항에서 언제든지 갈 수 있었던 오키나와행 비행 길도 사라졌다. 스마트폰의 사진첩을 찾아보니 2018년 6월을 마지막으로 오키나와 여행을 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푸른 바다에 감싸져 있는 환상의 섬, 오키나와는 늘 꿈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지난 3월 중순, 홋카이도 여행 후 귀국길에서 우연히 한 광고를 보았는데 진에어에서 부산 발 오키나와 운항을 시작한다는 광고였다. 광고를 보는 순간, 과거 여행 중 보았던 오키나와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오키나와 여행을 하고 싶다는 강열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반드시 오키나와 여행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맞을 정도로 혼자서 오키나와 여행을 준비하며 진에어 앱을 이용해 오키나와행 티켓팅을 했다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기를 반복했다.
아무리 여행을 좋아해도 여행 경비며 시간, 아내의 허락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행을 준비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불가능과의 싸움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휴가를 아껴놔야 하는 상황 속에서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쉽지 않았기에 오키나와 여행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하지만 우연히 한 여행사의 공동구매 항공권을 발견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오키나와행 티켓을 예약할 수 있었다. 2박 3일밖에 되지 않지만, 이 우연한 기회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언제나 늘 그렇듯 나의 여행을 허락한 아내의 도움 덕분에 나는 다시 오키나와 여행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 꿈꾸고 상상하며 현실로 만들려는 노력이 진짜 현실이 된다면 꿈과 상상, 그리고 노력의 열매는 너무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모든 일에 반대급부가 존재하지만 여행의 순간, 지금 이 모든 순간을 온전히 누리는 것만이 여행에 진심인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일상을 떠나 꿈꾸던 곳에 있는 나를 상상하며 여행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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