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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16. 2024

한 장의 편지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 이야기

 단 한 번만 살 수 있는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사는 대부부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욜로(Yolo) 족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인생을 소비하는 사람도 있지만, 진정한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최근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온 후 홋카이도에 이어 두 번째 여행 에세이를 썼는데 여행 에세이를 쓴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을 느꼈다. 여행의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며 찰나의 순간, 스쳐 지나가는 감정을 바로 기록하지 않는다면 바로 다음 날이라 할지라도 기억이 아니 않아 골머리를 앓기도 하였다.


 하지만 틈틈이 여행 에세이를 쓰는 연습을 지속한다면 전문 여행 에세이 작가의 수준은 아니겠지만 나만의 여행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 덕분에 여행을 대하는 삶의 자세가 바뀌었고 그 여행의 순간을 여행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 홋카이도나 오키나와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여행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홋카이도를 여행하면서 세상천지가 하얀 눈으로 덮인 모습을 보면서 저 북쪽에 있는 알래스카 여행을 꿈꾼 적이 있다. 낮과 밤의 구별이 없는 백야와 까만 밤하늘을 다채로운 색으로 수놓은 듯한 오로라가 있는 알래스카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알래스카의 대자연을 직접 누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 것이다.


 알래스카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작가님이 한 분 계신데 이 분도 책 속에서 알래스카를 처음 본 후 사랑에 빠져 영어 한 마디 할 줄 몰랐지만 알래스카의 한마을 촌장 앞으로 손수 편지를 써서 초대장을 받은 ‘호시노 미치오’라는 야생 사진작가이다. 알래스카를 너무 사랑하여 이누이트 사람과 함께 생활을 하며 그들의 생활 방식을 직접 경험하며 알래스카의 대자연을 만났다.


 이누이트 사람들과 순록을 쫓아다니며 순록의 습성을 익히고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법을 배워 이누이트 사람들과 똑같은 생활방식으로 알래스카에서 살기를 원했다. 카약을 타고 빙하를 연구하기도 하며 무거운 배낭을 지어지고 알래스카의 모든 것을 사진으로 담으려 했다. 특히 알래스카 회색 곰에 매료되어 안전을 위해 멀리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아기곰에 대한 어미 곰의 사랑을 보고 인간의 모성애와 다르지 않음을 알았다.



 한 장의 편지에서 시작된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 여행은 캄차카반도에서 곰에 의한 불의의 사고로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멈췄지만 알래스카를 여행하고자 했던 그의 열정은 아직도 그의 사진과 그의 책에 그대로 남아 있다. 세계 여행을 꿈꾸는 나에게 그처럼 편지 한 장만 들고 알래스카로 떠나는 용기는 없지만 세계 여행을 열망하는 열정은 넘친다.


 여행을 하며 삶을 지속하는 방법이 여행 작가가 되는 것 말고 다양한 방법이 있기에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살고 싶은 마음으로 브런치의 한 페이지를 채워나갈 것이다. 그 누구도 나의 여행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계속하며 여행의 순간을 느끼고 여행의 기록을 만들 것이다.


 호시노 미치오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현실로 만들고 말겠다는 의지와 열정으로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지속적으로 한다면 나도 그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행의 기록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 이야기 / 호시노 미치오 / 논장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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